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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대학입시거부로 삶을 바꾸는 투명가방끈' 관계자들이 2018 대학입시거부선언 발표 기자회견을 마치며 가방이 그려진 현수막을 자르는 '가방끈 컷팅'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5일 대학 입시에만 매달리는 교육 실태를 꼬집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학생·청소년단체 '대학 입시 거부로 삶을 바꾸는 투명가방끈'(투명가방끈)은 이날 서울 중구 파이낸스빌딩 앞에서 "멈춰 서자. 새로운 고민을 시작하자"라는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 입시 거부를 선언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고등학교 3학년 이알 군은 "수능이 다가오면서 많은 사람이 수험생들에게 '좋은 결과 있을 거다',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을 거다'라고 응원하지만, 수능 안 보고 대학도 가지 않는 저는 아무도 응원해주질 않는다"며 "학교에서조차 대학에 가지 않는 삶을 상상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 군은 "학교는 대학뿐만 아니라 다양한 삶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며 "모든 학생이 대학에 가야 한다는 믿음을 깨고, 모든 사람의 응원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명가방끈은 대학 입시와 취업만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경쟁적인 학교 교육에 반대하면서 지난 2011년부터 수능 거부 활동을 해왔다.

이날 오후 7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는 수능 시험을 마친 고등학교 3학년 학생 박 모(18) 군이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요구했다.

'비정규직 없는 세상만들기 네트워크'(비없세)가 수능을 마친 학생들이 비정규직이 되지 않게 하자는 취지에서 마련한 행사에서 박 군은 무대에 올라 "같은 일을 하고도 (비정규직이) 더 적은 돈을 받고 차별받는 것은 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박 군은 "중학생 때부터 학교에 비정규직 교사 선생님들이 있었다"며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나누는 것이 굉장히 이상하다"고 말했다. 비없세는 이날 행사에 300명이 참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도 민주노총 소속 노동자 등으로 구성된 '비정규직 대표단 100인'은 중구 정동 이화여고 앞에서 수능을 끝낸 수험생들에게 '알바 권리 수첩'과 '슬기로운 알바생활 꿀팁 10계명' 등을 나눠줬다.

대표단 소속 이영민 씨는 "수능 끝나 학생들이 아르바이트를 많이 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될 텐데, 근로계약서를 쓰는 법을 알려주는 곳이 없어서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고 전했다.

비정규직 대표단은 4박 5일 비정규직 철폐 공동행동의 나흘째인 이날 광화문 일대 아르바이트 노동자와 청소년들에게 '알바 권리보장' 선전전도 펼쳤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