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로 접어들며 민원 줄었지만
여전히 작년 대비 2배이상 많아
넉달넘게 냄새 원인 찾지못한채
'24시 상황실' 피로·인력난 호소
연수구 제도개선등 대책 목소리
올해 봄·여름 인천 송도국제도시를 휩쓴 악취사태가 가을로 접어들면서 조금씩 누그러드는 추세지만, 산발적인 악취 민원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18일 연수구에 따르면 구가 접수한 악취 민원은 올 7월 195건, 8월 160건, 9월 99건 등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 10월 송도지역에서 접수한 악취 민원은 50건으로 9월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으나, 여전히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많다.
송도 주민들의 '악취 트라우마'로 인해 민감도가 더욱 높아진 것도 예년보다 민원이 많은 한 원인으로 풀이된다.
여름철에 '가스냄새'였던 송도 악취는 가을부터 산업단지에서 날 법한 '탄내'로 바뀌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연수구는 기상조건 등을 분석해 가을 이후 송도에 북동풍이 불 때 남동구 남동산단에서, 동풍이나 남동풍일 때는 시흥 시화산단에서, 북서풍일 때는 중구 북성동 쪽에서 '탄내'가 날아드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모두 공업지역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연수구는 지난달 중순 시흥시와 합동으로 시화산단 악취배출사업장을 점검해 송도에서 확산한 '탄내'와 유사한 냄새가 나는 것을 확인해 점검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시흥시가 "소규모 공장에서 나는 냄새가 송도까지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다"라고 반박하면서 연수구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이처럼 장기간 지속하는 악취 민원에 연수구 자체적으로 원인을 규명하고 대응하기엔 인력·행정력 등이 부족한 상황이다.
송도에 퍼졌던 '가스냄새'와 '탄내'의 원인을 확정하지 못하는 사이, 연수구가 올 7월부터 4개월 넘게 운영해온 '24시간 악취종합상황실'은 공무원들의 피로 누적, 행정력 공백 등으로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
연수구 관계자는 "10개 부서 공무원들이 투입돼 24시간 동안 순환 근무를 하다가 최근 운영시간을 단축했다"며 "정부와 지자체 간 정보교류,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을 위한 공청회 등 광역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