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교육청·산하기관 등 105곳 대상
대공원 노후 자전거 방치 사진공개
채용비리 우려 친인척 관계 지적도
민원성 무리한 요구·질책은 '옥에티'

제8대 인천시의회가 개원 후 첫 행정사무감사를 19일 마무리했다. 초선 의원들은 시민의 입장에서 현장감이 묻어나는 질문으로, 재선 의원들은 분석을 토대로 한 날카로운 질문으로 피감기관을 몰아세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천시의회는 제251회 제2차 정례회 기간 중인 지난 6일부터 19일까지 14일간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했다. 인천시와 시 산하 기관·공기업, 시 출자·출연기관, 인천시교육청과 교육청 산하 기관 등 105개 기관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지난 9일 인천시설공단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인천대공원에 자전거 관리대여소에서 노후 자전거들이 방치돼 있는 사진이 회의실 화면에서 공개됐다.

김성준 의원이 직접 현장에서 찍은 사진이었다. 김 의원은 "대여사업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아 시민들이 민간에서 운영하는 자전거를 타고 있다. 안전 문제에 신경 써 달라"고 요구했다.

유세움 의원은 행정사무감사 전 송도 미추홀공원 갯벌문화관을 방문한 뒤 체험한 갯벌문화관을 운영하는 인천시시설관리공단의 불친절한 시민 대응과 서비스 안내 등을 지적했다.

손민호 의원은 기관별로 '시민'의 입장에서 필요한 안전 대책, 공무원 교육, 공동체 참여 활동 등을 시에 주문하기도 했다.

재선의 신은호 의원은 인천의 한 공사 신규채용·정규직 전환 인원 중 27명이 임직원과 친인척 관계라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신 의원은 "친인척 채용비리 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는데 채용비리 오해가 없도록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달라"고 지적했다. 이 공사 관계자는 "그간 채용비리는 전혀 없다"고 일축하면서 "앞으로 있을 채용에 오해가 없도록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시의회는 모두 1천270건의 행정사무감사 자료를 요구했다. 일부 의원들은 주중에는 밤 10시까지 자료를 분석하거나 주말에도 의원실에 나와 질문 사항을 챙겼다는 게 의회사무국 직원들의 이야기다.

지난 8일 인천문화재단 행정사무감사에서는 매년 각 지역에서 진행됐던 재단의 사업들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30분까지 장장 8시간여간 진행되기도 했다.

시의 한 관계자는 "초선 의원이 맞나 싶을 정도로 송곳 같은 질문들을 해 소관 부서들이 다 놀랐다"며 "오히려 사회복지, 예술, 노동 등 현장의 경험이 풍부한 직원들이 많다 보니 더 자세한 질문이 나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여전히 민원성 질문도 많았다는 점도 지적됐다. 시의 다른 관계자는 "사업성이 없어 진척되지 못하거나 법적으로 맞지 않는 것을 무리하게 요구하고 질책하는 것은 여전히 있었다"고 말했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