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둡고 시야좁아 사고땐 '대형'
최근 3년 432건… 해마다 늘어
운전자 인식 개선이 가장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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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내 교통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사고 유발 운전자들의 불법 차선 변경은 여전하다. 

 

전문가들은 터널 교통사고가 대형 사고로 번질 가능성이 큰 만큼 운전자들의 주의와 함께 예방 시설 개선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지난 12일 오전 6시 30분께 순천 방면 남해고속도로의 한 터널에서 A(45)씨가 몰던 1t트럭이 앞서가던 대형화물차량을 들이받은 뒤 넘어져 뒤 따라오던 SUV 차량에 치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A씨가 숨지고, SUV 차량 운전자가 다쳤다. 앞서 지난달 14일 전남 무안광주고속도로 나주시 부근 한 터널에서는 6중 추돌 사고가 발생해 10여 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기도 했다.

최근 3년(2015~2017년) 간 고속도로 터널에서 발생한 교통 사고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전국 고속도로 터널에서는 모두 130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했는데 2016년에는 141건, 지난해에는 161건으로 늘어났다.

상황이 이렇지만 터널 내 불법 차선 변경은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21일 오전 8시 30분께 찾은 인천 연수구 청량터널에서는 도로에 '차선 변경 금지'를 나타내는 실선이 그려져 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차선을 바꾸는 차량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한 SUV 차량은 제한 시속이 60㎞인 이 도로에서 규정 속도로 달리던 차량을 과속해 앞질러 가기도 했다. 도로교통법은 터널 안이나 다리 위 등에서의 차선 변경, 앞지르기를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한 사람에게는 2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인천본부 유진화 교수는 "밝은 곳에서 어두운 터널로 들어갈 경우 순간적으로 시야가 어두워지는 현상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터널 내에서는 속도감을 잘 느끼지 못해 사고 위험이 크다"며 "단속 카메라, 사이렌 설치 등 시설 개선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운전자 스스로 조심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한국도로공사는 2016년 남해고속도로 창원1터널을 시작으로 터널 내 차로 변경 단속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창원1터널과 중부내륙고속도로 상주터널에 이 시스템이 설치돼 있는 상태다. 오는 12월에는 중앙고속도로 다부터널, 영동고속도로 둔내터널 등 2개 터널에 단속 시스템을 설치할 계획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터널 내 단속 시스템 설치를 점차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뿐만 아니라 터널 조명을 LED로 바꾸는 등 터널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