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별세한 故 김종필 전 국무총리에 대한 흉상 설치를 모교인 충남 공주고교에서 진행하려 했으나, 재학생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21일 공주고 등에 따르면 이 학교 학생회가 지난 19일 재학생 531명을 대상으로 김 전 총리 흉상 설치에 대해 찬반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공주고 총동문회는 오는 24일 오후 2시 교내 동문 동산에서 김 전 총리 흉상 제막식을 강행하겠다는 의사를 학교측에 전달했기 때문이다.
설문조사 결과 92.7%인 492명이 반대했으며, 찬성은 7.3%(39명)에 불과했다.
박충만 학생회장은 "총동문회가 현재 학교의 주인이자 가장 크게 영향 받을 재학생들의 의견을 묵살하고 일방적으로 흉상 건립을 진행했다"면서 "JP는 지금도 비판받는 한일협정 당사자다. 위안부 동아리를 만들 만큼 올바른 역사의식을 키우려는 공주고 학생의 자부심을 지켜달라"고 밝혔다.
재학생 50여명은 전날에 이어 이날에도 등교 시간에 교문 앞에서 10여분간 김 전 총리 흉상 반대 피켓 시위를 가졌다. 'JP 보고 배워도 될까?', 'J=절대 돌아올 수 없는, P=PAST(과거)',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신채호' 등이 적힌 피켓이 들려 있었다.
이 자리에는 공주 시민단체 회원과 공주고 및 인근 학교 교사들도 함께했다. 학생회는 건립 반대 서명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JP 흉상 모교 건립 시도는 지난 2015년부터 수차례 있었으나 보충수업 거부 등 교내 반발과 시민단체의 항의시위로 무산돼 왔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