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경제 좋아지면 핵도 포기할 것
트럼프는 잘 안되면 판 엎을 사람
정권과 무관한 일관된 정책 펴야
22일 인천경영포럼 연사로 나온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북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등이 사막의 신기루가 아닌 현실화 되기 위해선 지금보다 더 냉철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송 전 장관은 "북측이 핵을 버릴 것인지 갖고 갈 것인지는 그들 내부적으로 눈앞에 보이는 결과를 보고 판단할 것"이라며 "경제가 좋아지고 핵 없이도 살 수 있겠다라고 판단할 수 있는 어떠한 결과가 눈에 보이면 핵을 과감히 포기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의 상황에 대해 좋고 나쁨을 떠나 현 실상을 정확히 볼 필요가 있다"고 전제한 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대선을 앞두고 북한 핵 문제가 잘 풀릴 것으로 판단되면 '불판'에 올리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과감히 판을 엎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 비핵화와 주한미군 문제는 따로 분리해 생각할 수 없는 만큼 이 사안에 대해서도 우리 정부가 피하지만 말고 정면으로 부딪힐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했다.
송 전 장관은 "북한이 말하는 한반도 비핵화는 주한미군 철수와 깊은 연관이 있다. 북측이 핵을 포기하면 남한 내 미군, 즉 언제라도 미국의 핵무기로 자국 군인들을 보호할 수 있는 핵우산도 없애야 한다는 게 그들(북측)의 논리"라며 "우리 정부가 이런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우리는 어떤 방향이든 일관된 대북 정책을 펴는 게 중요하다"면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대북 정책에 큰 변화가 생기고, 주변국 또한 이런 우리나라 기류를 포착해 정권 말기쯤 가면 대북 정책에 대한 힘이 빠져 더 이상 추진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고 했다.
그는 "독일이 소련 붕괴 이후 통일할 수 있었던 결정적 요인은 바로 정치적 연정 시스템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여야 연정을 통해 정권이 바뀌더라도 통일 정책의 기조는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송민순 전 장관은 "사막의 오아시스는 언제든 신기루로 바뀔 수 있다"며 "현 상황에 대한 객관적이고 냉철한 대응으로 한반도 평화를 이룩해야 한다"고 했다.
/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