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물량 90% 처리불구 경영난
물류클러스터는 주민반대 '정체'
인천지역 경제계와 항만업계를 대표하는 인천상공회의소와 인천항발전협의회가 올 연말 운영이 종료되는 인천 내항 4부두 한국지엠 KD센터에 중고차 수출단지를 조성해 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인천상공회의소와 인천항발전협의회는 22일 '인천 내항 활성화를 위한 중고자동차 수출단지 4부두 조성'이라는 제목의 공동건의문을 인천시, 인천지방해양수산청, 인천항만공사에 제출했다.
국내 중고차 수출 물량의 90%를 처리하는 인천지역 중고차 수출업계는 수출단지 부지를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천지역 200여 개의 중고차 수출업체는 옛 송도유원지 부지에 대부분 자리 잡고 있다. 그런데 도시공원 일몰제에 따라 2020년 7월부터 다른 용도로 개발될 예정이어서 수출업체들은 다른 곳으로 이전해야 한다. 이 때문에 중고차 수출업체들은 경기도 평택, 화성, 전북 군산 등 다른 지역으로 이전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인천항만공사와 인천시가 인천 남항에 조성할 계획인 자동차 물류클러스터는 인근 주민들의 반대로 정체된 상황이다.
인천 항만업계는 연간 27만여 대에 달하는 중고차 수출 물량이 인천항을 떠나면, 내항에 큰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지난해 인천 내항은 2천59만 8천t의 물동량을 기록했는데, 이는 2010년(3천36만 5천t)보다 30% 이상 감소한 것이다.
인천상공회의소와 인천항발전협의회는 건의문에서 "내항 물동량 창출과 중고차 수출전용단지 조성 등 지역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내항 4부두 한국지엠 KD센터에 중고자동차 수출단지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2006년부터 운영 중인 한국지엠 KD센터는 반제품수출(CKD) 물량의 전반적인 감소와 컨테이너 화물의 신항 이전으로 임대차 계약 만료일인 올해 12월 31일 운영이 종료될 예정이다.
인천항발전협의회 관계자는 "KD센터 부지에 중고차 수출 차량의 매집 시설, 정비, 전시, 통관, 수출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단지를 만들면 내항 물동량이 증가세로 전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KD센터 부지 소유권을 가진 인천항만공사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내항은 보안구역이어서 해외 바이어들의 출입이 자유롭지 않은 데다, 중고차 수출단지로 활용하기엔 면적이 좁다는 것이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남항 자동차 물류클러스터 조성을 빨리 추진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현준·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