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유값 ℓ당 1013원 18% 증가
'에너지 바우처' 인상폭 못따라


오산에서 비닐하우스를 운영하는 최모(65) 씨는 등유값 생각만 하면 한숨만 나온다. 겨울철 비닐하우스 난방에 사용되는 등유값이 휘발유나 경유와 달리 떨어지기는커녕 매일 오르고 있어서다.

최씨는 "비닐하우스는 겨울에도 항상 20~21도를 유지해야 하는데, 등유값이 지난해보다 많이 올라 걱정"이라고 말했다.

연탄보일러를 사용하는 화성의 독거노인 김모(84) 옹도 올해 연탄값이 크게 올랐다는 소식에 걱정부터 앞선다. 김옹은 "연탄값이 3년 전보다 배 이상 올랐다"며 "난방을 하지 못하는 날이 매년 늘고 있다"고 토로했다.

역대 최강 한파가 예상되는 올겨울, 각종 난방비 상승으로 서민들의 겨울나기에 비상이 걸렸다.

2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저소득 등 소외계층이 주로 사용하는 연탄공장의 연탄 개당 가격이 지난해 534.25원에서 올해 639.00원으로 104.75원(19.6%) 올랐다.

수도권 소비자 가격도 660원에서 765원으로 105원(15.9%) 인상됐다. 연탄값 상승이 시작된 지난 2016년 도매 기준 장당 373.5원과 비교하면 1.7배 가량이나 껑충 뛰었다.

등유값도 11월 2주차 기준 ℓ당 1천13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853.1원과 비교하면 18% 증가했다. 유류세 인하가 단행된 휘발유와 경유에 비해 등유는 적용되지 않아 매주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도시가스 비용도 지난 7월 4.0%(주택용) 증가해 일반 서민들도 전년 대비 난방비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그나마 정부는 취약계층에 난방비를 지원하는 '에너지 바우처'를 제공하고 있지만, 인상분은 평균 9천원(1인 가구 8만6천원, 2인 12만원, 3인 이상 14만5천원)에 그치면서 난방비 인상폭을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각종 난방비 상승은 화석연료비 보조금 폐지와 원료비 인상 등에 따른 불가피한 일"이라며 "저소득층 등의 난방비 부담을 낮출 수 있도록 에너지 지원액을 매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