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특정 감사장
수사기관에 고발 및 수사 의뢰돼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특정 감사를 받고 있는 경기도내 사립유치원들이 소송을 제기하는 등 반발 수위를 높여 감사를 거부하고 있다. 사진은 26일 오후 사립유치원들이 특정 감사를 거부해 텅 비어 있는 수원교육지원청 특정 감사장.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17곳 중 8곳 '처분 무효訴' 제기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도 함께
법원서 2곳 받아들여 감사 중단

다수 도교육청에 자료제출 안해
학부모 볼모 '폐원 추진' 맞불도


사법당국에 고발 또는 수사 의뢰돼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특정 감사를 받고 있는 사립유치원들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는 등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일부 유치원은 자료 제출을 거부하며 버티거나, 학부모들을 상대로 폐원 동의서를 요구하는 등 도 교육청의 강경 대응에 역습을 감행하는 모양새다.

26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사립유치원 특정 감사 결과에 따라 수사기관에 고발 및 수사 의뢰된 17개 유치원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이재정 교육감은 2차례의 긴급 기자회견 등을 갖고 '유아모집 미정 사립유치원 10% 정원감축' 등 연일 강경책을 쏟아내며 사립유치원 문제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러나 유치원 8곳이 감사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사립유치원 특정 감사 실시 알림 처분 무효 소송' 등을 제기하고 나섰다.

해당 유치원들은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도 냈는데, 법원이 유치원 2곳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도교육청은 다음 달 21일까지 해당 유치원에 대한 감사를 진행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법원이 사립유치원 역습에 날개를 달아준 셈이다. 나머지 유치원 6곳이 낸 가처분 신청의 결과도 조만간 나올 예정이어서 그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또 도 교육청이 지난주 수원·용인·성남·화성 등 8개 지역에 위치한 유치원 8곳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지만 이중 2곳만 자료 제출에 응하고, 나머지 6곳은 2차례의 독촉 공문에도 제출을 전면 거부하고 있다.

그나마도 자료를 제출한 안산시 유치원의 경우 5년 치 자료 요청에도 불구하고 올해분 자료만 제출, 제대로 감사에 응한 곳은 부천시 유치원 단 1곳뿐이다.

또 이번 주 감사 대상에 오른 유치원 7곳 중 2곳만 자료를 제출했고, 나머지 5곳은 현재까지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

여기에다 일부 사립유치원들은 원생과 학부모를 볼모로 '폐원 추진' 등의 맞불을 놓고 있다. 실제 도내 유치원 8곳이 학부모에게 폐원을 통보했고, 6곳이 도 교육청에 폐원을 신청했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고발·수사 의뢰된 사립유치원들이 국민의 요청에 반해 감사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심히 유감을 표한다"며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리더라도 합당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경 입장을 재차 밝혔다.

/이준석·손성배기자 ljs@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