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구에 4058명 가장 많이 거주
이중 3분의 2이상 함박마을 집중
러시아 언어 가능한 강사 태부족
시교육청 "한국어학급 증설계획"


인천지역에 정착해 사는 고려인 가정이 늘고 있다. 학교에 다니는 고려인 4세가 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교육지원 인프라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모(77)씨는 지난 2015년부터 1년간 연수구의 한 학교에서 고려인 학생들에게 한글을 가르쳤다. 공씨가 1년 간 고려인 학생을 가르치면서 느낀 것은 '언어의 중요성'이었다.

고려인 부모님을 따라 한국에 정착한 아이들이 사회에 적응하기 위한 첫 발걸음이 '언어'라는 것이다. 한글을 읽거나, 한국어를 하지 못해 일반 수업을 들을 때 고려인 학생들은 겉돌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친구들과 관계 형성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공씨는 "낯선 환경 적응에 가장 필요한 것은 의사소통"이라며 "언어교육을 확실히 하지 않으면 고려인 학생들은 사회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다. 러시아어가 가능하면서 한글을 가르칠 수 있는 강사 인력 충원이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공씨가 고려인 학생을 가르친 연수구는 인천시에서 고려인이 가장 많은 지역 중 하나다. 구에 따르면 연수구에 사는 고려인은 4천58명. 이 중 3분의 2 이상이 연수구 함박마을에 자리 잡고 있다. 함박마을에 사는 고려인 4세는 문남초등학교와 함박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다.

문남초등학교는 594명의 학생 중 119명(20%)이 고려인 4세를 포함한 러시아권 학생이고, 함박초등학교는 591명의 학생 중 71명(12%)이 러시아권 학생이다. 두 학교 모두 고려인 학생이 많은 만큼 이들에게 언어교육을 지원하는 강사들을 배치하고 있지만, 고려인 학생 대비 강사 수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문남초등학교는 언어교육을 지원하는 강사가 총 5명이고 이 중 3명이 러시아어가 가능하다. 함박초등학교는 4명 중 2명이 러시아어가 가능하다.

러시아어가 가능한 강사 한 명당 35명~40명의 고려인 등 러시아권 학생의 언어교육을 지원하는 셈이다. 법무부의 외국 국적동포 거소신고현황을 보면 인천시에 정착한 고려인은 지난 2016년과 비교했을 때 2년 사이 2배 이상 늘었다.

인천에 정착하는 고려인 가정이 늘어나면서 학교에 다니는 고려인 4세를 위한 교육 지원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인천시교육청은 최근 들어 고려인 학생들이 급격히 증가하는 만큼 이들을 위한 교육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고려인 4세를 포함한 다문화 가정 학생을 위해 학급 당 15명을 정원으로 한 한국어학급을 증설하기 위해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부족한 언어권의 한국어 강사는 시와 각 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협업해 인력을 충원하고 한국어 학급별 강사 운영비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