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액면분할 후 '황제주'에서 '국민주'로 변신했지만 주가는 20%가량 빠져 개인 투자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9월 말(3분기 분기보고서) 현재 삼성전자 주주는 66만7천149명에 달했다.

삼성전자 주주는 3월 말 24만1천513명에서 6월 말 62만7천644명으로 39만명 급증했고 3분기에도 약 4만명 더 늘었다.

액면분할의 영향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액면가를 50대 1로 분할하는 액면분할을 승인했고 이 결정은 5월 시행됐다.

1주의 가격이 250만원이 넘어 개인 투자자가 보유하기에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국민주로 변신을 꾀한 셈이다.

실제로 지난 9월 말 삼성전자의 소액주주는 전체 주주의 99.98%인 66만7천42명에 달했다. 소액주주는 발행 주식 총수의 100분의 1에 미달하는 주식을 보유한 주주로 최대주주와 그 특수관계인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이다.

다른 시가총액 상위 10위권 기업들보다도 소액주주가 훨씬 더 많은 것이다.

작년말 기준으로 SK하이닉스의 소액주주는 31만2천929명이었고 셀트리온(13만31명), LG화학(9만1천61명), SK텔레콤(5만5천348명), 삼성바이오로직스(8만175명), POSCO(14만8천947명), NAVER(3만7천67명), 현대차(12만8천324명), 신한지주(7만2천425명) 등은 더 적었다.

이 가운데 SK텔레콤의 경우 소액주주가 9월 말 현재 6만5천811명으로 올해 들어 1만명 정도 늘었고 POSCO도 15만9천230명으로 역시 1만명 정도 증가했다.

다른 상장사들은 지난해 사업보고서와 올해 3분기 보고서의 주주 현황이 모두 작년말 기준으로 동일하게 작성돼있지만 소액주주가 삼성전자처럼 이례적으로 많이 늘어날 이유는 없다.

주주 수 측면에서 보면 삼성전자가 이처럼 액면분할을 통해 황제주에서 국민주로 거듭나긴 했지만 주가는 크게 하락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액면분할 이벤트로 거래가 중단되기 직전 거래일인 4월 27일 265만원(액면분할 기준 5만3천원)이었으나 거래가 재개된 첫날인 5월 4일 5만1천900원으로 내렸고 그 뒤에도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게다가 반도체 고점 논란이 불거지고 미중 무역분쟁 우려까지 가세한 탓에 26일 주가는 4만2천600원에 그쳤다.

이는 액면분할에 따른 거래 정지 전 수정주가인 5만3천원보다 19.6% 낮아진 수준이다.

당분간 전망도 그리 밝지만은 않다.

최근에는 애플의 스마트폰 부진이 반도체 수요 감소로 이어져 향후 삼성전자 실적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제기됐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내년 영업이익은 올해보다 10% 준 57조9천억원으로 추정된다"며 "이익 비중이 가장 높은 반도체부문 영업이익은 올해 49조2천억원 대비 13% 감소한 42조6천억원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