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주요 취수원인 팔당호에서 흙냄새를 유발하는 물질이 증가해 시민들이 불편을 겪는 가운데 상류 댐인 소양강댐의 물을 흘려보내 문제의 물질을 줄이는 방안이 시행된다.

한강유역환경청은 한강홍수통제소와 함께 팔당호와 북한강 하류 구간에서 검출되는 맛·냄새 유발 물질인 2-MIB의 농도를 줄이고자 28일부터 12일간 소양강댐의 방류량을 기존 하루 690만㎥에서 1천730만㎥로 2.5배 늘리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이처럼 물의 양을 조절해 수질 개선에 나선 사례는 지난 8월 낙동강 녹조 개선을 위해 안동임하댐, 합천댐에서 3천655만㎥를 방류한 이후 두 번째다.

이번 소양강댐 방류량 증가 조치는 이달 초 팔당호에 비가 내린 뒤부터 2-MIB가 증가하기 시작해 지난 24일 팔당 취수장의 2-MIB 농도가 먹는 물 수질 감시기준인 0.02㎍/L를 훌쩍 넘는 0.152㎍/L까지 검출된 데 따른 것이다.

2-MIB는 독성이 없어 인체에는 무해하지만, 흙냄새와 곰팡냄새를 유발한다. 조류나 퇴적물 등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팔당호의 물을 취수하는 정수장 38곳 가운데 2-MIB가 초과 검출된 곳은 와부, 남동, 공촌, 수산, 파장, 복정3, 까치울, 안산, 연성, 비산, 포일, 청계통합, 노온, 광주, 용인, 하남 등 일반정수장 16개소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팔당상수원에서 물을 공급받는 인천과 경기 일부 지역에서는 수돗물에서 흙냄새가 난다는 민원이 지난 15∼26일 100건 넘게 접수됐다.

한강유역환경청은 그동안 지방자치단체, 한국수자원공사 등과 함께 분말활성탄 추가 투입을 비롯한 정수처리와 모니터링 강화 등의 조처를 했지만 2-MIB가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검출됨에 따라 소양강댐 방류량 증가를 결정했다.

한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최근에 2-MIB가 증가한 이유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소양강댐의 방류량 증가로 수질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남/문성호기자 moon2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