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믿었던 페이크' 영화 '사랑은 없다' 촬영 중 빚어진 성추행 의혹 영상이 공개됐다.
지난 27일 방송된 MBC TV 파일럿 교양 '당신이 믿었던 페이크'에는 이른바 '조덕제 사건'으로 불려진 성추행 영상이 전파를 탔다.
앞서 지난 9월, 배우 조덕제는 영화 '사랑은 없다' 촬영 중 배우 반민정을 성추행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의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조덕제는 이후 개인 방송국을 개국해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으며, 방송에서도 "많은 여성단체들이 사실 확인서를 내 이 재판을 뒤엎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게 아니면 1심 판결을 뒤집을 만한 게 없다"라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반민정은 그러나 사건 보도 이후 가짜 뉴스에 시달린다면서 "재판이 이렇게까지 길어지고 고통스러운 걸 알았다면 신고를 했을지 모르겠다. 왜냐하면 그 당시에는 너무 힘들었다. 제가 당한 그 사건이 매일 같이 자면 악몽을 꾸거나 아니면 잠을 못 이룬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제작진은 반민정 동의 끝에 실제 영상을 바탕으로 사건의 진실을 추적했고, 그 결과 조덕제가 자신의 억울함을 주장하기 위해 SNS에 올린 것은 사고 영상이 아닌 전후의 영상으로 밝혀졌다.
반민정은 이에 "(성추행) 앞의 장면을 올리고 뒤의 장면을 올리고 점점 더 숨통을 조여 오는 것 같다"면서 "사고 장면을 올리면 어떡하지 싶기도 했다. 영화라고 볼 수도 있지만 실제로 당하는 장면이기에 제 자신에게는 너무 끔찍하다"고 울먹였다.
이후 실제 성추행 장면이 일어났던 당시 영상이 공개됐고, 영화 속 장면은 상반신 위주로 찍혔다.
반민정은 당시 조덕제가 바지에 손을 넣었다고 주장했다.
윤용인 박사는 영상을 분석했으며, "하체 부위에 여섯 차례 손이 닿은 것으로 보이며 성적 수치심을 느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윤용인 박사는 그러나 과거 '강제추행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을 디스패치에 보내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금요일에 디스패치 기자 분이 가급적 빨리 영상을 분석해달라고 했다"면서 "월요일에 보내줬다. 사실은 일주일 정도 걸린다. 중요 장면을 프레이 떠야 하니까. 긴급하게 몇 가지만 해달라고 해서 한 거다"고 해명했다.
이후 보도된 것은 반민정에게 불리한 여론을 조성했고, 2주간 빠르게 확산됐다.
반민정은 당시 상황에 "어떤 피해자가 자신이 당한 보이고 싶지 않은, 잊혀지고 싶지 않은 장면을 언론을 통해 온 천하에 다 공개가 됐으니, 정말 그때 당시의 기억은 제가 너무 숨이 막힌다"며 "어떻게 언론이 이럴 수가 있지? 어떻게 이렇게 자극적으로 왜곡 보도할 수 있지? 싶었다. 정말 죽고 싶었다"고 힘들어했다.
/손원태 기자 wt2564@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