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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염·편도·목젖 늘어짐 등 탓
'고령·비만 남성층' 환자 많아
오래 자도 피곤… 집중력 저하

검사·양압기 임대 '건보 적용'
'치료 비용' 부담 크게 낮아져


심한 코골이는 고쳐야 할 질병이다. 수면무호흡증을 치료하지 않고 오랜 기간 방치하면 산소 공급이 안 돼 일상 생활에 지장을 받는다. 또 부정맥, 고혈압, 뇌졸중 등 심뇌혈관 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정부가 비급여로 운영하던 수면무호흡증 진단 검사 등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인하대병원 수면건강클리닉 김영효 교수(이비인후과)의 도움을 받아 수면무호흡증에 대해 알아봤다.

"매일 밤 남편 코골이 때문에 잠을 설치기 일쑤입니다. 이러다 남편 건강에 문제가 생길 것 같아 걱정되기도 합니다."

수면무호흡증 진단, 치료를 위해 김 교수를 만난 환자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라고 한다. 코골이는 주변 사람들의 수면을 방해하는 문제도 있지만, 더 심각한 것은 코골이로 인해 다양한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코골이 중 갑자기 숨을 멈추는 증상이 한 시간에 다섯 차례 이상 반복되면 '폐쇄성 수면무호흡증후군'이다.

이 증상의 환자는 잠을 제대로 못 자 낮 시간대에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꾸벅꾸벅 졸게 된다. 수면무호흡 환자의 교통사고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면무호흡증후군은 주로 고령의 비만 남성에게 발생한다. 40대 이상 비만 남성 중 술·담배를 하고 잠을 오래 자도 피로감을 느끼는 일이 잦으면 병원에 가 의사와 상담하는 게 좋다.

병원에 가면 환자의 신장, 체중으로 비만도를 측정한다. 코 안쪽으로 비중격이 휘어있는지, 비염이 심하지 않은지, 편도가 크거나 목젖이 늘어져 있지 않은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수면무호흡증 진단을 위한 유일한 검사법은 수면다원검사다. 통상적으로 8시간 이상의 수면 시간 동안 환자의 뇌파, 안구 운동, 근육 긴장도, 심전도, 혈액 내 산소 포화도, 호흡 양상 등을 측정한다.

수면다원검사 결과 '무호흡-저호흡 지수'가 시간당 5회 이상 관찰되면 수면무호흡증후군 진단을 받게 된다. 정부는 지난 7월부터 수면다원검사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있어 비용 부담이 크게 줄었다. 환자는 총 검사비의 20%만 부담하면 된다.

양압기는 코에 지속적으로 공기를 불어넣어 기수도가 막히는 것을 막고 무호흡을 방지하는 기계다. 현재까지 알려진 것 중 가장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다. 양압기 치료 역시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매월 1만7천원정도 비용이면 임대해 사용할 수 있다.

심하게 큰 편도를 제거하고, 늘어진 목젖의 일부를 절제하는 수술 치료도 있다. 비중격이 심하게 휘어 있거나 비염이 심한 환자는 양압기 착용이 불편해 코 수술을 진행한다.

이밖에 수면과 정신 건강 문제를 함께 치료하거나, 비만을 해결하는 일도 수면건강클리닉에서 할 수 있다.

김영효 교수는 "수면무호흡증후군의 경우 다양한 과의 전문의가 다학제 협의 진료를 통해 맞춤형 진료가 가능한 클리닉을 방문하면 좀더 성공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명래기자 problema@kyeongin.com 일러스트/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