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왕따예방 벤치마킹 취지
담당 장학사·교사 20명 '유럽행'
유족들 靑 국민청원 긴급상황속
해결 당사자 '부적절 행보' 비판


인천시교육청이 여중생의 극단적 선택과 중학생 집단폭행 추락 사망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학교폭력 담당 장학사와 교사들이 해외 연수에 나서 물의를 빚고 있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학교폭력 담당 장학사 2명과 학교폭력 예방 유공교원으로 선발된 18명의 교사 등 20명은 지난 25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핀란드와 노르웨이 등에서 진행되는 5박 7일 일정의 해외연수에 참가 중이다.

시교육청은 "이번 해외연수는 '학교폭력 예방 유공교원 선진지 탐방'으로 선진국의 학생 왕따·집단 따돌림 예방 프로그램을 배우고 연구하는 것이 취지"라고 밝혔다.

지난 7월 이후 중학생 3명이 숨졌고 유족들이 학교폭력,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해 경찰 수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이뤄진 담당 교원들의 '무더기 해외 연수'가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유족들 중 일부는 경찰 수사와 교육 당국의 대처가 미온적이라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려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어 이 사안은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게다가 지난 13일 중학생 집단폭행으로 남학생이 아파트 옥상에서 떨어져 숨진 이후 사회적 불안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문제 해결과 재발 방지에 나서야 할 담당 장학사와 교사들이 연수에 나선 것은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연수시기를 방학기간이 아닌 학기 중으로 선택한 것에 대해 교육계 내부에서조차 비판 여론이 있다.

학생들 수업이 있는 학기 중 해외 연수를 진행한 것은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이다.

더군다나 수능시험이 끝나고 대입과 고입 등을 앞두고 학교가 어수선해 학생 대상 교내·교외 생활지도의 필요성이 가장 높아지는 시기인데, 이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내부 지적도 나온다.

일선 학교의 한 부장교사는 "학생부 교사들이 가장 역할이 많은 시기에 연수 일정을 계획한 시교육청이 학교현장의 상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폭력 예방과 사안 처리를 위해 애쓴 교사들에게 해외 선진 사례를 배울 기회를 주려고 계획한 취지"라며 "해외연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많은 상황에서 고민했지만 이미 지난 9월 연수계획을 수립하고 연수 대상자를 확정한 상황에서 이미 계약이 이뤄져 고심 끝에 연수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김성호·김태양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