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에 지어진 수원 부국원(富國園) 건물이 근대역사문화 전시관으로 다시 태어났다.
수원시는 29일 '근대문화공간 수원 구 부국원(팔달구 향교로 130)' 개관식을 열고, 3년에 걸쳐 복원한 부국원을 시민들에게 공개했다.
1923년 건립된 부국원 건물은 종묘·농기구 회사였던 (주)부국원의 본사로 해방 전까지 호황을 누렸다. 한국전쟁 이후 수원법원·검찰 임시청사(1952~1956년), 수원교육청(1950년대 말~1963년), 공화당 경기도당 당사(1960~1970년대) 등으로 활용됐다.
1981년부터 '박내과 의원'으로 오랫동안 사용했으나 2015년 철거 위기에 놓이자 시가 매입해 복원에 나섰다.
구 부국원 건물은 2015년 국민문화유산신탁에서 시민이 뽑은 지켜야 할 문화유산 12선에 선정되고, 2017년 10월에는 문화재청 등록문화재 제698호로 지정되며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 시는 2016년 복원계획을 수립해 전문가 자문 아래 원형조사·복원공사를 진행했다.
'근대문화공간 수원 구 부국원'은 3층으로, 1~2층은 상설전시관, 3층은 교육공간·사무실이다. 1층에는 원형조사를 하며 밝혀진 부국원의 건축 특징 볼 수 있는 '건축으로 보는 부국원'과 향교로 인근의 근·현대 건축물을 소개한 '신작로 100년의 역사'가 전시된다.
부국원이 있는 향교로는 1905년 수원역 개통 후 수원역과 팔달문을 연결하는 새로 만들어진 도로였다. 당시 이 길을 통해 새로운 문물·교육·종교 등이 수원에 전파됐으며, 부국원 주변에는 구 수원문화원, 구 수원시청사, 경기도청사 구관과 같은 등록문화재와 근·현대 건축물들이 있다.
2층에서는 부국원 100여 년의 역사를 유물과 사진 자료로 볼 수 있다(역사로 보는 부국원). 수원 관련 근대 서적을 읽을 수 있는 작은 서가도 있으며, 3층은 교육공간과 사무실이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부국원은 수원의 근현대사를 함께하면서 세월의 흔적을 나이테처럼 간직한 공간"이라며 "구 부국원 건물은 수원 현대사를 기억할 수 있는 공간이자 근대 역사문화거리의 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부국원은 화~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저녁 7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매주 월요일, 법정공휴일은 휴관한다. 무료 관람이다. 전시공간이 협소해 10인 이상 단체 관람은 전화로 예약해야 한다. 문의 : 수원시 문화예술과(031-228-2478, 3885)
/최규원기자 mirzstar@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