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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철도 현지공동조사 환송행사 /파주시 제공

북한 철도 구간에 대한 남북 공동조사를 위한 우리측 열차가 30일 오전 도라산역에서 환송행사를 마치고 북쪽으로 향했다.

정부는 이날 아침 일찍 서울역을 출발한 조사열차가 파주시 경의선 도라산역에 도착해 환송행사를 갖고 당초 출발예정시간 9시보다 약간 늦은 9시 30분께 기적을 울리며 북쪽으로 출발했다.

김현미 교통교통부 장관은 "오늘의 출정식은 남북 공동번영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고, 섬처럼 갇혀있던 한반도 경제영토를 유라시아 대륙으로 확장하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도 "앞으로 하나로 이어질 철길을 통해서 남북이 함께 번영하게 될 것이며, 한반도의 평화도 탄탄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환송행사는 국토교통부 황성규 철도국장의 추진경과 보고와 두 장관의 축사에 이어 잘 다녀오라는 뜻에서 기관사에게 머플러를 둘러주는 출무신고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행사에는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인 박순자 자유한국당 의원, 국회 남북경협특위 간사인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 파주시가 지역구인 윤후덕·박정 민주당 의원, 오영식 코레일 사장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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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철도공동조사단이 탑승한 열차가 30일 오전 파주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으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북측 관계자들은 이날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으며, 남측 열차가 올라간 뒤에 자체로 행사를 열 계획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관차 1량과 제재 면제된 경유 5만5천ℓ가 실린 유조차, 객차 등 총 7량으로 구성된 열차는 환송행사를 마치고 곧바로 북측 판문역으로 출발했다.

남쪽 열차가 북측 철도 구간을 달리는 것은 남측 도라산역과 북측 판문역을 주 5회씩 오가던 개성공단 화물열차가 2008년 11월 28일 운행을 중단한 이후 10년 만이다.

우리측 열차는 판문역에 도착한 뒤 기관차는 분리돼 남쪽으로 다시 귀환하고, 이후 북측 기관차가 우리 철도차량 6량을 이끄는 방식으로 공동조사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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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축 철도 조사구간/연합뉴스

통일부와 국토교통부를 비롯한 관계부처 담당자 등 총 28명으로 구성된 조사단은 북측 관계자들과 함께 경의선 개성∼신의주 약 400㎞ 구간은 다음 달 5일까지, 동해선 금강산∼두만강 약 800㎞ 구간은 다음 달 8∼17일 공동조사한다. 동해선 금강산∼두만강 구간은 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쪽의 철도차량이 운행하게 된다.

동해선 구간 조사를 마치면 다시 평양과 개성을 거쳐 서울역으로 귀환하며 열차의 총 이동거리는 2천600㎞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조사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남북 정상이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합의한 대로 연내 착공식 개최도 가능할 전망이다.

남북은 당초 6월 철도협력 분과회담에서 7월 24일부터 경의선부터 현지 공동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는데, 대북제재 문제로 계획보다 넉 달 이상 늦어졌다.

남측 공동조사단장인 임종일 국토교통부 건설교통과장은 "조사는 육안 검사와 휴대용 기기를 통한 구조물 테스트, 두 가지 방식으로 진행된다"며 "맨눈으로도 시설 노후화 등을 대략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주/이종태기자 dolsae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