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여파 부품업체들 '고통'
반도체분야 국제경기 둔화 전망
전문가 "반전 근거 찾기 어려워"

인천의 내년도 경제 상황에 대해 우려 섞인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의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올해보다 떨어질 것이라는 경제 전문 연구기관들의 예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인천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주요 산업들도 '올해보다 나아질 수 있다'는 확실한 근거를 찾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가장 우려되는 산업은 '자동차' 분야다. 인천지역 제조업 가운데 두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자동차는 생산 증가율이 지난해 9월 이후 계속해서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인천 자동차 산업의 핵심으로 손꼽히는 한국지엠의 경우, 지난해 12월 군산공장 폐쇄 결정에 이어 인천 부평공장의 철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큰 혼란을 겪었다.

특히 520여 개 업체에 3만9천여명이 종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 인천 자동차부품 업계의 어려움이 컸다.

올해 5월 미국 GM과 정부와의 경영 정상화 방안 합의로 반전의 기회를 만들었지만, 최근 '법인 분리 강행' '미국 GM의 구조조정 계획 발표' 등 혼란스러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불확실성이 그만큼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윤희택 인천상공회의소 경제산업부장은 "한국지엠을 둘러싼 문제가 지속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매출도 함께 줄어드는 추세여서 인천 자동차부품 업체들의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했다.

이어 "기업의 설비투자가 줄고, 전반적으로 내수가 부진한 상황에서 어떤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했다.

조승헌 인천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소차, 전기차 등 미래차 분야에 대한 업계의 빠른 변신이 필요하지만, 이럴 경우 살아남는 협력업체는 30% 정도에 불과할 수 있다"며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연구개발이나 기술개발을 위한 중장기적인 투자를 늘려 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관계기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국책 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은 최근 우리나라의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올해 2.7%보다 낮은 2.6%로 전망했다. 수출과 투자가 글로벌 경기 둔화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치고, 국내 소비 역시 둔화세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가격 하락에 따라 수출 증가율이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바이오와 함께 인천 수출을 이끌다시피 하고 있는 반도체 분야의 위축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김현정 한국은행 인천본부장은 "올해 인천의 10대 주력 산업 관련 지표를 보면 전자부품(반도체)과 의약품(바이오)을 제외하곤 전 업종이 고전한 것으로 보인다"며 "건축 착공 및 허가 면적이 줄지 않아 건설 분야는 나쁘지 않겠지만, 조정기가 예상되는 반도체 시장, 미국 금리와 세계 유가 등 불확실성이 커지는 대외 무역환경 등을 감안할 때 인천의 경제 상황이 올해보다 크게 나아질 것으로 확신하기엔 어려움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