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유치원의 회계 투명성 강화를 골자로 담은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을 심사 중인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여야가 이견을 보이며 대립각을 세웠다.
교육위 법안심사 소위원회는 더불어민주당이 당론 채택한 박용진 의원의 개정안과 자유한국당에서 마련한 개정안을 병합해 심사했다.
이날 심사에서 핵심은 사립유치원 자금에 대한 국가관리가 됐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정부에서 주는 누리과정 지원금의 보조금 전환 여부, 교육비 회계의 국가회계 관리 일원화 여부, 국가회계관리시스템(에듀파인) 및 학교급식법 적용 대상 범위 등을 놓고 극명한 견해차를 보이고 있다.
사립유치원 교육비 회계 처리 방식을 놓고 민주당에선 사립유치원 자금을 국가관리로 일원화 할 것을 밀고 있는 반면, 한국당은 국가지원회계와 일반회계 등 이원화 추진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곽상도 한국당 의원은 "사립학교와 사립유치원의 차이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며 "정부가 사립유치원을 매입하거나 임대하지도 않으면서 사립학교 수준으로 각종 제약을 하는 것은 과도한 재산권 침해이며, 사유재산임을 전제로 필요한 범위 안에서 제한적으로 규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사유재산을 부정하는 게 아니고, 교육목적 교비의 사적 유용을 방지하기 위한 회계 투명성을 확보하자는 것"이라며 "한국당이 발의한 개정안은 회계 투명성과 관계없는 '교육비 마음대로 써도 되는 법안'을 만들어주자는 것 같다"고 맞섰다.
같은 당 박경미 의원도 "한국당 안은 결국 '사립유치원 비리방지법'이 아닌 '유치원 비리 조장법'"이라며 "(한국당 안은) 유치원 회계를 국가지원회계와 일반회계로 이원화하게 돼 있는데 학부모 부담금을 교육목적의 사적 용도로 사용해도 규제할 방안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한국당 전희경 의원은 "회계 투명성 강화에 대해선 여야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다만 정부가 주는 보조금, 지원금은 정부가 감시·통제하게 하고, 학부모가 내는 비용에 대해선 운영상 최소한의 자율을 갖도록 해주자는 것"이라고 대응했다.
이와 함께 법안심사 소위에서 내놓게 될 결과에 따라 정부·여당과 사립유치원간 충돌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사립유치원 70%가 가입한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는 지난달 27일 대규모 집회를 열고 "유치원 3법이 원안대로 통과되면 집단 폐원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에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폐원을 하거나 모집을 미루는 유치원에 대해 행정지도와 감사를 통해 강경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현행법상 유치원을 폐원하려면 학부모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를 어길 경우 운영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지급해야 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사립유치원이 집단폐원을 시도할 경우 처벌 규정을 엄격히 적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