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개청후 30년간 비약적 발전
명실상부 인천 중심지로 떠올랐지만
이미지에 걸맞은 앵커시설 부족
루원시티·검단신도시 개발 순조
내년엔 세계 불꽃축제도 유치 계획


이재현 서구청장 증명사진 (1)
이재현 인천광역시 서구청장
'보존'과 '창조. 전 세계 수많은 도시들이 다시 활력을 찾은 두 가지 핵심 키워드는 유지하면서 새로움을 더한 경우다. 이른바 도시재생사업의 성공사례로 불리는 스페인 빌바오, 프랑스 릴, 영국 리버풀,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된다. 특히 도시를 살리는 근간으로 문화를 활용했다는 점도 도드라진다.

1988년 15만4천명으로 시작한 인천 서구는 12월 말이면 인천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보유하게 된다. 30년 만의 비약적인 발전이다. 면적도 인천 내륙 면적의 40%, 재정규모는 1조원을 바라본다. 이제 서구는 명실상부한 인천의 중심으로 출발이다.

이런 외형과 달리 도시 인프라 및 환경안전은 열악하다. 안전한 환경·교통·복지·교육·문화체육이 도시 인프라를 구성하는데 이것이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작동해야 쾌적하고 살기 좋은 도시가 된다. 이중 환경문제는 시민들이 느끼는 체감지수가 높은데 서구의 경우 가장 취약한 부분이다. 생활환경 주변에 수도권매립지, 발전소, 소각장 등 환경유해요소가 많다.

동네마다 쓰레기 문제를 비롯해 악취, 미세먼지 등 환경문제가 산적해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달 '클린서구 추진단'을 구성해 활동을 시작했다. 클린서구 추진단은 무단투기 쓰레기 제로화 및 쓰레기와 재활용품 분리를 체계화하는데 조력자로 역할하게 된다. 이에 앞서 인천시와 함께 서구의 현안에 대한 해법을 논의하고 공동 합의사항을 발표했다. 서구에 위치한 주물공단, 아스콘 공장 등을 이전하고 현안에 대한 해법을 찾는 '클린서구 환경시민위원회'를 이달 말까지 조직한다. 이런 활동을 통해 내년을 쓰레기 문제를 해소하는 원년으로 삼고자 한다.

인구나 재정규모에 비해 낮은 도시브랜드 가치도 서구의 약점이다. 88년 개청 이후 지난 30년간 발전을 이루었지만, 여전히 인천의 변방, 수도권매립지, 발전소 등이 있는 회색빛 도시 이미지가 강하다. 이런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서구 브랜드에 걸맞은 앵커시설이 절실히 필요하다. 10년간 표류하다 첫 삽을 뜨게 된 루원시티가 화려하게 부활해야 하는 절실한 이유기도 하다.

인천지방국세청 유치가 도화선이 될 것이고, 교육청, 인천시 제2청사까지 유치되면 루원시티는 인천 서북부의 중심도시로 우뚝 서게 된다. 검단신도시도 개발을 시작했다. 주거지와 함께 이곳에도 앵커시설 유치를 추진하고자 한다. 인천지방법원 서북부지원 및 검찰지청이 검단에 설치될 경우, 지역주민들에 대한 사법서비스 질을 향상시키고 경제적 파급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랜드마크가 있고 사통팔달 도로가 연결된다고 살맛 나는 도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도시에는 사람이 있고 사람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그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가 있어야 한다. 문화가 브랜드가 되는 시대다. 함평의 '나비축제'가 함평을 말해 주듯이.

지난 9월 제1회 정서진 피크닉 클래식 공연이 청라호수공원에서 있었다. 클래식을 편안하게 가족들과 소풍 나온 양 편히 즐기는 공연이었는데 주민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주민들이 얼마나 문화를 향유하고자 하는지 확인한 시간이었다. 주민들의 성원에 힘입어 내년에는 세계적인 불꽃축제를 유치하려고 한다. 정서진, 경인아라뱃길 등 서구의 자산을 불꽃과 잘 조합하면 분명한 시너지를 발휘하게 될 것이다. 서울과 부산 같은 대도시에서 열리는 세계불꽃축제가 이곳, 서구에서 열린다면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이제 서른 살이 된 서구는 미래 30년을 향해 계획된 일들을 하나씩 하고자 한다.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는 일이 중심이 될 것이다.

/이재현 인천광역시 서구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