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공사로 수심 낮아져 결항 속출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이 인천 강화도에서 주문·볼음·아차도를 하루 두 차례 왕복하는 여객선의 기항지를 2개(외포리·선수)로 늘린다.
현재 여객선이 이용하는 강화 외포리 선착장 바닷속에 모래가 자꾸 쌓여 수심이 얕아졌기 때문이다.
인천해수청은 외포~주문 항로 여객선 일부 항차를 강화도 선수 선착장에서 운항하는 내용이 담긴 '운항 관리 규정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인천해수청이 기항지 변경을 추진하는 이유는 외포리 선착장 주변 수심이 낮아지면서 지난달부터 여객선이 결항하는 일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항로를 다니는 삼보해운의 '삼보 12호'(393t·정원 385명)는 3.5m 이상의 수심이 확보돼야 안정적으로 운항할 수 있는데, 최근 바닷물이 빠지는 썰물 때 수심이 1~2m에 불과하다는 게 삼보해운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달 21일, 22일, 27일, 28일에는 외포리 선착장에서 오후에 출항하는 여객선이 결항했다. 이달에도 2일과 3일 여객선이 운항하지 않았다. 12일과 25~28일에도 결항이 예상된다. → 위치도 참조
인천해수청, 삼보해운, 강화군은 2013년 3월 외포리 선착장에서 북쪽으로 3㎞ 정도 떨어진 곳에서 석모대교 건설 공사가 시작된 이후 바닷속 물길 흐름이 바뀌면서 토사가 쌓였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6월 석모대교 개통으로 외포~석모 항로 여객선이 운항을 중단하는 등 이 해역을 오가는 선박 수가 줄어들면서 토사 퇴적이 빨라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삼보해운 관계자는 "석모대교 건설 공사가 진행되면서 토사가 쌓이기 시작했는데, 최근에는 육안으로 확인될 정도로 수심이 낮아졌다"며 "2000년부터 여객선을 운항했지만, 수심이 얕아 배를 운항하지 못한 적은 지난달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인천해수청은 운항 관리 규정 심사 절차가 마무리되면, 삼보해운이 선수 선착장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강화군은 여객선 이용객들의 편의를 위해 선수 선착장과 외포리 선착장을 오가는 순환버스를 운행하기로 했다.
인천해수청 관계자는 "현재 퇴적 속도를 보면 여객선이 결항하는 일이 더 잦아질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르면 이달 25일부터 선수 선착장에서 배가 출발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