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외국인선수 추가교체 불허
전력 불균형 심화 관중이탈 우려
"프로화 요구해놓고 정상화 외면"

한국프로배구연맹(KOVO)이 외국인선수 관련 규정을 지키기 위해 리그 활성화를 포기했다.

KOVO는 "서울 중구 장충동에서 단장 간담회를 열고 한국전력이 요청한 외국인 선수 추가교체 허용 여부에 대해 논의했지만 결론은 '불가'였다"고 13일 밝혔다.

한국전력은 시즌 개막 직전에 외국인 선수 사이먼 히르슈가 팀을 떠났고 새로 영입한 아르템 수쉬코(등록명 아텀)도 부상으로 짐을 쌌다. KOVO 규정상 구단들은 시즌 중 외국인선수 교체를 1회만 할 수 있다.

국내 선수 중심으로 경기에 출전하고 있지만 매경기 20점 이상을 뽑아주는 외국인 선수가 없는 한국전력은 다른 구단들 보다 전력이 약할 수 밖에 없다. 결국 외국인선수가 없는 한국전력은 개막 이후 15경기 모두 패했다.

안산 OK저축은행과 서울 우리카드가 창단해에 유망주들을 싹쓸이하며 신흥 명문으로 부상했지만 한국전력은 실업팀 선수들을 중심으로 프로리그에 진출해 매 시즌마다 선수 부족에 신음했다.

2012년 승부조작 사건이 터지며 주축 선수들이 대거 전력에서 이탈하는 사건까지 벌어지며 만년 하위팀으로 전락했었다.

2014~2015시즌과 2016~2017시즌 전광인과 서재덕 콤비를 앞세워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기적같은 성적을 내며 인기몰이를 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 신분을 획득한 전광인이 천안 현대캐피탈로 이적해 주축 공격수를 잃은 채 2018~2019시즌을 치르고 있다.

한국전력은 시즌 첫 경기(10월 28일·의정부KB손해보험 전)인 홈경기에 관중 2천653명이 찾았지만 가장 최근 열린 수원 경기인 12월 7일 OK저축은행전에는 홈 개막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1천75명 만이 입장했다. 연패가 거듭된다면 관중 감소는 더 심각해질 전망이다.

돌파구가 보이지 않자, 한국전력 구단은 KOVO와 타 구단에 "외국인 선수를 한 차례 더 교체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했고 13일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졌다.

지역 체육계 관계자는 "리그 활성화를 위해 실업리그에 있던 한국전력의 프로화를 요구했던 배구계가 정작 팀이 정상화 되는데는 도움을 주지 않는거 같다. 전력 불균형이 심해지면 팬들이 경기장을 찾지 않는 다는 것을 배구인들도 알면서 왜 서로 양보를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강승호기자 kangs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