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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연합뉴스

담임선생님과 같은 반 여학생들을 성희롱한 것을 놓고 출석정지 10일 등의 징계를 받은 고교생이 해당학교측을 상대로 징계 처분이 억울하다며 행정소송을 냈으나 패소했다.

인천지법 행정1부(정성완 부장판사)는 17일 고교생 A군이 학교 측을 상대로 낸 출석정지 등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고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A군은 지난해 4월 4일부터 같은 달 15일까지 친구와 카카오톡 메신저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같은 반 여학생 5명을 두고 성희롱 발언을 했다.

A군의 카톡에는 여학생들의 신체 특징을 놓고 조롱하거나 "머리가 비었다"며 모욕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단어들을 담았다.

A군과 그의 친구는 담임교사를 두고도 성희롱성 발언을 주고받은 가운데, 이들의 카톡은 A군이 피해 여학생들에게 메신저 내용을 전송하면서 같은 반 다른 학생 대부분도 알게 됐다.

해당학교측은 '학교폭력 및 대책에 관한 법률'(학교폭력예방법)에 따라 긴급조치로 A군에게 출석정지 10일의 징계처분을 내렸다.

이후 구성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등도 해당 성희롱 발언이 학교폭력과 교권 모독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A군의 소속 학급 교체, 학생·보호자 특별교육 5시간 이수, 사회봉사 5일 등을 추가로 처분했다.

하지만 A군은 징계 처분을 받은 게 억울하다며 법정대리인인 어머니를 내세워 고교측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친구의 발언에 맞장구를 친 것일 뿐 피해 여학생들이나 담임교사를 대상으로 성희롱이나 인격 모독성 발언을 하지 않았다"며 "친구와 단둘만 있는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나눈 이야기이기 때문에 공연성도 없어 징계는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원고가 피해 학생이나 담임교사를 두고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친구 말에 동조하는 발언을 했다"며 "해당 발언은 피해자들이 성적 굴욕감이나 모욕감을 느낄 내용이었다"고 판단했다.

특히 "당시 대화 내용은 둘의 휴대폰에 그대로 남겨져 언제든지 제 3자에게 전파될 수 있는 상태였다"며 "대화 내용 자체도 학교폭력예방법상 명예훼손이나 모욕에 해당함으로 징계 처분의 사유가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