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장 화재
지난 12일 인천 부평구의 한 근린생활시설 신축 공사현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작업자들이 난방을 위해 피워 놓은 고체 연료가 화재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인천소방본부 제공

온열기구 사용증가·날씨 건조 탓
소방당국, 현장 방문교육 등 강화


최근 인천 지역에서 공사장, 차량 화재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소방당국이 겨울철 집중되는 공사장·차량 화재에 대한 특별 안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 12일 연수구 송도동 '경원재 앰배서더' 호텔 공사현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신축 건물이 불에 타는 등 5천만원(소방서추산)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작업자가 사용한 토치 불이 주변 인화물질로 옮겨 붙은 게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같은 날 부평구의 한 5층 짜리 건물 신축 공사장에서도 불이 나 약 20분 만에 진화됐다. 건물 옥상에서 발생한 이 불은 작업자들이 난방 목적으로 피워 놓은 불이 주변에 있던 스티로폼으로 옮겨 붙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차량 화재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1일 미추홀구의 한 도로에서 정차해 있던 BMW 차량에서 불이 나 1천800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고, 앞서 지난 6일에는 남동구의 한 도로에서 주행 중이던 승용차에서 불이 났다. 이는 모두 엔진 과열이 화근으로 지목되고 있다.

두 유형의 화재는 겨울철에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인천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2016년부터 현재까지 인천 지역에서는 모두 110건의 공사장 화재가 발생했는데, 이 중 39건(35.4%)이 겨울(12~2월)에 발생했다. 봄(3~5월)철이 30건(27.2%)으로 뒤를 이었다.

차량 화재도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발생한 231건 중 61건(26.4%)이 겨울철에 일어났다.

겨울에 두 화재가 집중되는 원인으로는 건조한 날씨와 함께 온열 기구 사용의 증가가 꼽힌다. 인화 물질이 많은 공사장 특성 상 외부에서의 온열 기구 사용이 화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차량에서의 히터 사용이 건조한 상태의 엔진 과열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건물 시설이 완벽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안전 장치 없이 온열 기구를 쓰는 경우가 많다"며 "날씨까지 건조해져 용접 시 주변으로 불티가 튀면 더욱 쉽게 불이 붙을 수 있다"고 말했다.

소방당국도 겨울철에 접어들면서 특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일부 소방서는 소방기본법에 따라 부주의로 인한 공사장 화재에 대해 해당 업체에 과태료를 부과하고, 자재 보관 장소의 소방시설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인천소방본부 관계자는 "현장 방문 교육 등 공사장 안전 관리를 강화할 예정"이라며 "겨울철 차량 화재가 빈번한 만큼 운전자들이 주기적으로 차를 점검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승배·김태양 기자 ks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