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상반기 가장 큰 사랑
'리지의 블루스'등 우울증 관련 책들 인기상승
일간 이슬아 수필집, 꾸밈없는 내용으로 '공감'


2018122001001438200069062
올 한해는 독립출판물의 인기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독립출판물은 상업성을 떠나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내용을 주제로, 작가 개인이 기획하고 완성하는 출판물을 말한다.

소량 생산하는 독립출판물은 독립서점을 통해 먼저 독자를 만나고, 이후 입소문을 타면서 대형서점으로 진출하기도 한다.

이처럼 출판계 트렌드로 자리잡은 독립서적물 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책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 

 

우리동네 문화아지트 시리즈에 소개됐던 경기도 독립서점주들이 꼽은 인기 도서들을 소개한다.

2018122001001438200069063
먼저 상반기 중 가장 큰 사랑을 받은 독립서적은 백세희 작가의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였다.

약한 우울증이 계속되는 기분부전장애를 앓는 작가의 정신과 상담기를 엮은 책은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개인 독립출판물로 먼저 출간됐다가, 동네서점에서 입소문이 나며 정식 출간으로까지 이어졌다.

저자는 일상 생활에서 겪은 소소한 고민을 상담받은 내용을 솔직하고 덤덤하게 풀어가면서, 빠듯하고 팍팍한 삶 속 마음의 병을 얻은 현대인에게 응원과 위로를 안겼다.

지난 6월 대형서점에 진출한 책은 독특한 제목과 내용으로 베스트셀러 코너에
2018122001001438200069064
당당히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런 열풍에 힘입어 우울증 관련 도서들이 인기를 끌었다.

5차례의 우울증을 앓으면서 회사를 세 번 퇴사한 후 현재 작은 책방을 운영하는 저자의 이야기를 담은 '리지의 블루스', 우울증을 겪은 이웃들의 이야기를 엮은 '아무것도 할 수 있는', 만 스물 다섯의 저자가 정신과 폐쇄병동에 다녀온 일기를 모은 'F/25: 폐쇄병동으로의 휴가' 등이 독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꾸밈없이 솔직한 내용으로 공감을 이끌어 낸 책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지난 10월 출간된 '일간 이슬아 수필집'은 출간되자마자 화제를 모았

2018122001001438200069065
다. 

 

이 책은 탄생 배경부터가 독특하다.

학자금 대출을 갚기 위해 '일간 이슬아'를 기획한 저자는 올해 2월부터 6개월간 SNS로 구독자를 모집해 구독료 만원을 받고 1주일에 5편의 글을 써서 메일을 보냈다.

이 프로젝트는 SNS를 통해 화제를 모았고, 결국 책으로까지 출간됐다. 

 

같은 시기에 출간한 엄마와 딸의 삶을 담은 그림 에세이 '나는 울때 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도 출간 하루 만에 2쇄를 찍을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2018122001001438200069066
따뜻한 감성을 선사하는 그림책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일상에서 겪은 다양한 감정을 네컷 만화로 표현한 '일단 태어났으니 산다'와 모녀의 일상을 그림으로 풀어낸 '딸의정석 엄마와 나의 이야기', 여행드로잉이 들어간 스크랩북 '11번째 방콕 이야기', 7명의 작가가 김밥에 들어가는 재료를 다양한 감성으로 풀어낸 '김밥책' 시리즈 등이 눈길을 끌었다.

한 독립서점 대표는 "지난해에는 퇴사와 관련한 책들이 많은 사랑을 받았다면 올해는 우울증, 솔직한 이야기를 담은 책들이 인기가 많았다"며 "과거에는 방법을 제시하는 책들이 주목을 받았지만, 최근에는 나와 비슷한 상황을 겪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위로를 받는 책들이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효선기자 khs77@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