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 외국어고등학교와 자율형사립고의 신입생 모집 경쟁률이 3년째 하락한 가운데 일부 외고와 자사고에서 처음으로 모집 정원 미달사태가 발생했다.

올해부터 외고, 자사고와 일반고가 같은 시기에 신입생을 선발하게 된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1일 경기도교육청이 집계한 2017∼2019학년도 외고·자사고·국제고 입학 지원 현황 자료를 보면 도내 13개 학교의 평균 경쟁률(사회통합전형 포함)이 2017학년도 1.83대 1, 2018학년도 1.69대 1, 2019학년도 1.40대 1로 매년 하락했다.

도내에는 외고 8곳, 자사고 2곳, 국제고 3곳이 있다.

학교별 2019학년도 경쟁률을 보면 수원외고(공립) 1.69대 1, 성남외고(공립) 1.40대 1, 동두천외고(공립) 1.28대 1, 경기외고 1.57대 1, 안양외고 1.36대 1, 고양외고 1.30대이었다.

과천외고는 0.84대 1(일반전형 0.99대 1·사회통합전형 0.24대 1), 김포외고는 0.85대 1(일반전형 0.96대 1·사회통합전형 0.43대 1)로 집계돼 처음으로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올해 자사고 재지정 평가를 앞둔 안산동산고도 2017학년도 1.77대 1, 2018학년도 1.53대 1로 하락하더니 2019학년도는 0.73대 1로 미달했다.

전국 단위로 학생을 모집해 그나마 높은 경쟁률을 유지했던 용인외대부고도 2017학년도 2.45대1, 2018학년도 2.57대 1에서 2019학년도 1.79대 1로 뚝 떨어졌다.

국제고의 경쟁률은 비교적 높았다.

특히 공립 선호도가 사립보다 높았다.

공립인 고양국제고는 1.78대 1, 2018학년도 2.13대 1, 2019학년도 2.23대 1로 13개 학교 중 유일하게 경쟁률이 3년째 상승했다. 공립 동탄국제고는 2017학년도 2.51대 1, 2018학년도 2.80대 1, 2019학년도 2.38대 1로 집계됐다.

이와 비교해 사립인 청심국제고의 경쟁률은 3년째 하락해 2019학년도 1.32대 1을 기록했다.

도교육청은 올해부터 외고와 자사고, 국제고도 일반고와 동시지원하게 되면서 외고와 자사고 경쟁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작년까지 외고, 자사고, 국제고는 전기학교로 분류돼 일반고에 앞서 입학전형을 진행했으나, 교육부가 이들 학교가 우수한 학생을 선점해 고교서열화를 심화한다고 보고 초중등교육법시행령을 고쳐 올해 말부터 외고 등도 후기에 일반고와 신입생을 같이 뽑도록 했다.

도교육청 교육과정정책과 관계자는 "외고의 경우 사회통합전형에서 미달한 사례는 많았지만, 일반모집 전형에서 미달한 건 처음"이라며 "예전엔 외고에 지원했다가 탈락해도 후기에서 희망하는 일반고를 1지망으로 쓸 수 있었지만 이젠 후기 모집 1지망에 외고나 원하는 일반고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하다 보니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성화교육과 관계자도 "2020년 재지정 평가를 앞둔 점, 자연계 지원이 어렵고 대학의 외국어계열 학과가 주는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비교적 경쟁률이 높은 공립 국제고에 대해선 "학비가 비싼 사립과 달리 일반고와 수업료가 같고 외고와 달리 교육과정이 어문계열에만 국한되지 않은 점 등 때문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