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市 출신·지역서 성장한 음악인들로만 구성
시향·바이올린 한수진·테너 나승서등 협연
220명 시립·연합 특별합창단 웅장한 하모니
'우리의 소원' 마지막 곡 1400여 관객 '뭉클'

인천 작곡가 '그리운 금강산' 최영섭 선생
90세축하·건강기원 헌정식 공로패 증정도


지난 20일 저녁 인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 '제35회 새얼 가곡과 아리아의 밤-인천의 노래, 황해의 소리'는 인천 연주자들에 의한 음악으로 1천400여석을 가득 메운 지역 관객들을 매료시키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새얼문화재단의 올해 무대 출연진은 인천 출신이거나 인천에서 성장한 음악인들로만 구성됐다.

인천 출신의 이경구가 지휘하는 인천시립교향악단이 반주를 맡았다.

또한, 인천 출신 작곡가 최영섭 선생의 90세를 축하하고 예술 인생을 기리는 자리이기도 했다.

선생의 대표작인 '그리운 금강산'이 연주회 후반부에 대편성 합창단과 교향악단에 의해 연주됐으며, 연주회 후에는 리셉션장으로 자리를 옮겨서 선생에게 장미를 헌정하는 행사가 개최됐다.

새얼가곡과 아리아의밤 2부 아름다운나라
테너 나승서, 소프라노 오미선, 베이스 이연성이 열창하고 있다(왼쪽부터).

# 연주회 1부


=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Op 18'(협연·안봉수)과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 Op 77'(협연·한수진) 각 1악장씩으로 구성됐다.

작품의 일부분(1악장)이지만, 연주회의 시작을 알렸으며, 두 작품의 첫 악장은 규모나 구성적 측면에서 작품 전체를 개괄하는 요소도 있기 때문에 적절한 선곡으로 여겨졌다.

지난 10월 인천서 독주회를 열고, 수익금 전액을 인천지역 아동센터에 빵을 지원하는 비영리 민간단체에 기부하는 등 국내외 다양한 무대에서 연주활동을 펴고 있는 젊은 피아니스트 안봉수의 묵직한 독주로 라흐마니노프의 협주곡이 시작됐다.

2018122301001573500076385
이경구가 지휘하는 인천시립교향악단의 반주에 맞춰 공연중인 시립·연합합창단.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솔리스트와 오케스트라 모두 적절한 보폭 속에서 작품을 주조해 나갔다. 

 

단호한 마무리까지 이날 연주회의 시작을 화려하게 알렸다.

이어 바이올리니스트 한수진은 브람스의 협주곡으로 청중을 맞았다.

 

이 작품에서 오케스트라의 주제 제시 후 독주 바이올린은 다소 극적이며 격렬한 음형으로 등장한다. 

 

한수진은 충동적이지 않은 적절한 보잉으로 작품에 색채를 가미했다.

오케스트라의 목관과 금관 주자들의 수연도 어우러졌으며, 강약의 대비를 통한 리듬감 있는 카덴차 등 인상적인 요소들로 연주회 전반부를 마무리 지었다.

새얼가곡과 아리아의밤 최영섭 작곡가 감사패
인천시와새얼문화재단으로부터 각각 공로패를 받은 최영섭 작곡가.

# 연주회 2부= 성악곡들로 꾸며진 2부는 모스크바에서 유학한 베이스 이연성이 열었다. 그는 우리 귀에 익숙한 러시아 노래들인 드라마 '모래시계'의 OST '백학'등을 불렀다.

지난달 푸시킨 시에 의한 가곡 등 러시아 노래를 우리 말로 직접 번역해 부른 음반을 내놓은 바 있는 이연성은 이번 무대에서도 '먼 길을 따라서'의 2절을 우리 말로 불러서 청중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인기 오페라 아리아 중 하나인 도니제티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 중 '남 몰래 흘리는 눈물'과 우리 가곡 '가고파'를 부른 테너 나승서는 서정적인 음악의 세계로 청중을 안내했으며, 소프라노 오미선은 우리 가곡 '아리 아리랑'과 오펜바흐의 오페라 '호프만의 이야기' 중 '인형의 노래'를 불렀다.

'인형의 노래'에서 오미선은 직접 태엽 인형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노래를 불렀고, 지휘자는 이에 호응해 직접 태엽을 감아주는 연기를 펼쳐 관객들을 미소 짓게 했다.

이어 인천시립합창단과 연합합창단원 220명이 등장했다. 최영섭 선생도 무대에 올랐다. '그리운 금강산' 등의 작품을 통해 고향 인천을 빛내고 시민의 자긍심을 고취한 선생에 대해 지용택 새얼문화재단 이사장과 박남춘 인천시장은 각각 준비한 공로패를 증정했다.

합창단은 '그리운 금강산'과 르로이 앤더슨의 '크리스마스 페스티벌'에 이어 기립한 청중과 함께 '우리의 소원'을 부르며 연주회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새얼문화재단은 지난 6월 말 '계간 황해문화 통권 100호' 발간을 기념해 국제 심포지엄 '통일과 평화 사이, 황해에서 말한다'를 개최한 바 있다.

이번 연주회의 후반부를 장식한 '그리운 금강산'과 '우리의 소원'은 최영섭 선생의 90세 기념과 올해 급진전된 남북 화해 분위기를 반영한 선곡으로 여겨졌다.

새얼문화재단이 2000년 인천문화예술회관 광장에 건립한 '그리운 금강산' 노래비와 올해 개최한 국제 심포지엄, 이번 연주회는 한반도 평화 염원의 발현이었다.

새얼가곡과 아리아의밤 최영섭 작곡가 장미헌정 케이크커팅
장미헌정식에서 최영섭 작곡가, 박남춘 시장, 지용택 이사장 등이 케이크 커팅을 하고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 장미 헌정식


= 인천문화예술회관 전시관 입구 리셉션장으로 자리를 옮겨 최영섭 선생을 기리는 장미 헌정식이 개최됐다.

올해 구순인 선생은 10년 전 전립선암 판정을 받아 치료를 받고 있으며, 작품을 정리하고 출판 작업을 진행하면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용택 이사장과 심정구 인천원로자문회의 의장, 최성규 순복음교회 목사, 김용복 수도사 주지스님, 이강신 인천상공회의소 회장, 이경호 대한적십자사 인천시지사회장, 조상범 법무부 법사랑위원 인천지역연합회 회장, 이태훈 가천대길병원 의료원장, 이영재 경인일보 인천본사 사장, 새얼문화재단 등 36명(단체)은 후원금을 모았다.

연주회에 출연한 지역 연주자들과 최영섭 선생을 후원한 지역 인사들은 선생의 90세 축하와 건강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장미 한 송이씩을 전달했다.

지용택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오늘 우리가 하는 '장미헌정'은 공로가 있는 선배와 원로를 기리고 모시는 것이 인천의 아름다운 전통이자 시민의식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기획됐다"고 말했다.

박남춘 시장은 "어머니 고향이 북한이었는데, 못 가보시고 돌아가셨다"면서 "오늘 통일에 대한 시민의 염원이 크다는 걸 절감했고, 금강산에서 '그리운 금강산'을 부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영섭 선생은 "인천시민의 큰 사랑을 받으니 돌아가신 한상억 시인('그리운 금강산' 작사자)이 생각난다"면서 "40여개국 곳곳에서 수많은 노래비를 봤지만, 이곳에 있는 '그리운 금강산' 만큼 큰 노래비는 보지 못했다. 여생은 인천시민의 사랑에 보답하면서 살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