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차 '좌핸들' 가격 경쟁력 불구
인천항 수출물량 10년째 정체상태
주민반발 사업 부진 市등 지원 절실
인천항에 중고 자동차 수출단지가 포함된 자동차 물류클러스터가 만들어지면 중고차 수출 물동량이 100만 대에 달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인천항만공사가 지난 21일 연 '인천항 중고자동차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박영화 한국중고차수출조합 회장은 "우리나라 중고 자동차는 좌핸들이라는 특성과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수출 물량은 10년 전부터 정체돼 있다"며 "자동차 물류 클러스터와 수출을 위한 제도가 만들어지면 100만 대 이상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천항 중고차 수출 물동량은 2012년 33만여 대로 정점을 찍었다가 2016년에는 19만 7천여 대 수준까지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25만 1천여 대가 수출되면서 회복세를 보였고, 올해 1~9월은 20만 4천여 대의 물동량을 기록하고 있다.
인천시와 인천항만공사는 2025년까지 인천 남항 배후단지(중구 항동7가 82의 7 일원 39만 6천㎡)에 중고차 물류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중고차 판매·경매장, 검사장, 정비장, 자원재생센터, 주차장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그러나 주민 반발로 사업 진행이 부진한 상황이다.
박 회장은 "우리나라 중고 차량은 성능이 뛰어나다. 가격이 저렴한 데다 좌핸들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외국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인천시가 자동차 물류클러스터를 조성하는 등 자리를 마련하면 (수출) 규모를 더욱 키울 수 있다"고 했다.
발제자로 나선 인천대 동북아물류대학원 신광섭 교수는 인천시가 관련 조례를 만들어 산업을 뒷받침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교수는 "광주시의 '자동차산업 육성 및 지원 조례', 경기도 '뷰티산업 진흥 조례', 대구시 '출판산업지원센터 설치 및 운영 조례' 등은 지역의 주력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례"라며 "중고차는 인천항의 주요 수출 품목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에 관련 조례를 제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원활한 자동차 물류클러스터 운영을 위해 자동차수출지원센터 등을 설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토론회에 참석한 인천항만공사 남봉현 사장은 "내항 물동량의 15% 수준에 달하는 중고차 수출 물동량이 감소하면 인천항 일자리 수백 개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인천항만공사는 인천시와 함께 자동차 물류클러스터 구축을 위해 적극적인 협력·소통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