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배뇨형…' 수술 국내 첫 도입
인공조성술 혼자서 50차례 '성과'
"제 이름 믿고 온 환자보며 책임감"
인성의료재단 한림병원 혈뇨방광암센터장으로 지난 10월 부임한 박영요(68) 전 이대목동병원장은 국내 방광암 분야에서 명의(名醫)로 꼽힌다.
박 센터장은 한림병원에서 방광 적출술, 인공방광조성술 50례를 최근 달성했다.
방광암, 전립선암 등 비뇨기계 암 수술 3천례 이상의 기록을 갖고 있는 그는 방광적출 후 소변 주머니를 차지 않아도 되는 자연배뇨형 인공방광조성 수술을 국내 최초로 도입한 의사로 유명하다. 또 합병증과 후유증이 적은 수술로 정평이 나 있다.
이대목동병원을 퇴직하고 공공 의료 기관인 서울 서남병원을 거쳐 인천 한림병원에서 진료하는 그를 12일 만났다.
한림병원은 박 센터장을 영입하면서 혈뇨방광암센터를 개설하는 등 이 분야에 적극 투자했다. 대한병리학회 회장을 지낸 한운섭 의학원장(전 이대목동병원 교수)이 한림병원 병리과에 부임해 있는 것도 박 센터장의 인천행을 도왔다.
방광암은 병리과와 협진이 중요한데 병리학 권위자인 한운섭 의학원장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박 센터장이 부임한 이래 인천뿐 아니라 전국에서 방광암 등 비뇨기계 암을 진단, 치료하려는 이들이 인천을 찾고 있다.
박 센터장은 "어제 수술한 환자도 부산에서 오신 분"이라며 "많은 분들이 제 이름을 믿고 병원에 오시는 것을 보면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일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 대형병원이 아닌 지역의 2차 의료 기관이 약 1년 만에 비뇨기과에서 가장 난도가 높은 수술인 인공방광조성술을 혼자서 50차례 한 것은 주목받는 성과다.
의료진과 환자수가 많은 이른바 빅(Big)5 병원도 1년에 120례 정도의 방광암 수술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박 센터장는 "남들이 잘 하려고 하지 않는 분야에서 오랜 시간 한 우물을 파다 보니 경험이 쌓였고, 환자를 친절하게 대하려고 노력하는 게 원인이 된 것 같다"고 했다.
특히 그는 친절을 강조했다. "명의와 다른 의사들의 의술은 종이 한 장 차이에 불과하고 친절이 제일 중요하다. 그들이 암 환자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박 센터장은 "제가 갖고 있는 지식과 경험을 병원 후배들이 습득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방광암'이라고 하면 인천 한림병원이 떠오르게 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 센터장은 전북 군산 출생으로 용산고, 연세대를 졸업했다. 1985년부터 이화의대 비뇨기과학교실 주임교수로 재직했고, 이대목동병원 개원 이후 기획조정실장, 병원장을 지냈다. 박 센터장의 아내는 요리연구가인 이종임 대한식문화연구원장이다.
/김명래기자 problema@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