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곳 조사 납함유량 최대 18.5%
시보건환경硏, 각 군·구에 통보

인천시의 노후 공원에 있는 운동 기구 일부에서 납 함유량이 최대 18.5%까지 검출됐다. 그러나 이에 대한 안전 기준은 없어 어린이들이 그대로 유해물질에 노출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시 보건환경연구원은 10개 군·구의 공원 77곳의 운동 기구 103건을 조사한 결과 일부 기구 도료(페인트)에서 납 함유량이 최대 18.5%까지 검출됐다고 24일 밝혔다.

환경보건법 시행령에 따르면 어린이 활동공간의 경우 도료에서의 납 함유량 기준은 0.06% 이하로, 300배 이상 검출된 것이다. 어린이 활동공간에서는 아예 사용이 금지된 목재방부제도 15건이나 됐다.

야외에 설치된 운동기구는 햇빛과 비, 바람에 직접 노출되기 때문에 기구 표면에 페인트를 칠해 부식을 예방하고 있다. 그러나 페인트 성분에는 납이 첨가돼 있어 피부 접촉을 통해 유해 물질이 인체에 흡수될 경우 분해가 어렵다.

체내 축적될 경우 신체 성장과 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어린이 시설의 경우 엄격한 기준을 두고 있지만 공원 내 체육 시설이나 운동 기구에 대해서는 환경·안전 관리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다.

보건환경연구원은 이러한 유해물질 함유량 검사결과를 각 군·구에 통보해 시설 교체나 중금속 함량이 낮은 페인트로 도색할 것을 권장했다.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어린이 시설의 경우 유해물질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만 실제로 어린이를 비롯한 많은 시민들이 많이 사용하는 공원의 운동기구에 대해서는 법적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다"며 "이번 조사가 기초 자료로 활용돼 향후 법적 기준 마련과 추가 연구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천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올해 상반기부터 노약자와 어린이들의 건강 보호차원으로 관내 공원과 산책로에 설치된 야외 운동기구 시설에 대해 유해물질 환경 안전성 조사를 벌여왔다. 시는 10개 군·구 1천140여 곳 노후 공원 중 77곳 공원을 선정해 103개 운동기구와 시설에서 시료를 채취했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