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관계인 원하면 모든 과정 저장
성남 중원署등 전국 21곳 시범운영


경찰이 사건관계인의 진술을 녹음·저장하는 진술녹음제도를 확대 운영하고 있다.

이 제도의 도입이 피의자·피해자 인권 보호를 강화뿐 아니라 수사의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는데 일정 부분 역할을 하고 있다는 내부 목소리가 나온다.

경찰청은 지난 12일부터 전국 21개 경찰서에서 진술녹음제도 확대 시범운영을 하고 있다. 올 1분기 대전청 2개 경찰서에서 시범 운영한 결과를 토대로 개선점을 마련한 뒤 확대했다.

인천에서는 중부서(보안), 계양서(수사·형사) 2곳이, 경기에서는 성남 중원서(수사·형사), 분당서(여청), 일산서부서(수사·형사) 3곳이 대상이다.

진술녹음제도는 피의자, 피해자, 참고인 등 사건관계인이 경찰서 진술을 녹음하기를 원할 경우 조사 전 과정을 녹음하고 저장하는 것으로 지난해 경찰개혁위원회 권고 사항이기도 하다.

진술녹음파일은 사건관계인의 인권 침해 여부를 확인하고, 진술자의 기억 환기, 조서와 진술의 불일치 여부를 확인하는 용도로 쓰인다.

진술녹음 여부는 경찰관이 임의로 결정하지 않고 피의자, 피해자 등이 원할 때 진행된다. 진술녹음 도중에 중단하는 것도, 진술녹음 없이 조사 중 다시 진술녹음을 진행하는 것도 조사대상자의 요청에 따르는 방식이다.

시범운영 초기 현장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진술녹음 시범운영 경찰서의 한 경찰관은 "경찰관뿐 아니라 피의자와 피해자도 자신의 말이 녹음된다는 것을 의식해 조심하는 분위기"라며 "진술녹음이 되는 상황에서 경찰관의 인권 침해나 부당한 수사가 이뤄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진술녹음제도 확대 시범운영을 내년 3월 13일까지 진행하고, 그 결과를 분석해 전국 경찰서에 전면적으로 확대 시행해 나갈 계획이다.

/김명래기자 problema@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