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센터 전대 계약 논란' 인천시, SK와이번스에 해지 명령
9개월만에 늦장 결정… 공유재산 관리감독 소홀 비난 불보듯
'영주시·생산자聯 37억 투자' 피해보상 법정다툼 후폭풍 예고


인천시가 문학경기장 소비지유통센터 전대계약이 공유재산법 위반 소지(12월26일자 8면 보도)가 있다는 것을 수개월이 지나서야 확인하고 계약 해지를 결정했다.

대규모 예산을 투입한 영주시 생산자연합이 잘못된 계약 행정을 펼친 인천시, SK와이번스를 상대로 수십억원대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보이는 등 후폭풍이 예상된다.

인천시는 문학경기장 관리위탁을 맡고 있는 SK와이번스 측에 도원에너지와 영주시 생산자연합이 맺은 전대계약에 대한 법률 검토 결과를 27일 통보했다.

"SK와이번스와 대부계약을 맺은 도원에너지가 영주시 생산자연합과 임대차 계약을 한 것은 전대계약으로 관련법 상 부당하다"며 "도원에너지와 영주시 생산자연합 사이 대부계약을 해지하라"고 시정 명령을 내렸다.

도원에너지와 영주시 생산자연합이 전대계약을 맺은 지 9개월 만에 나온 결정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공유재산법 상 일반재산의 전대계약은 법적 해석 여지가 있지만, 관련법 자체가 규제법인 만큼 전대계약을 해지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인천시는 문학경기장 적자 운영을 개선해보려고 SK와이번스에 경기장 운영을 맡겼다. 하지만 공유재산 관리·감독 업무를 소홀히 하면서 이번 사태를 유발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인천시의 방침대로 영주시 생산자연합의 문학경기장 임대차 계약이 해지되면 영주시 측은 지난 7월부터 영업을 시작한 한우전문식당의 문을 닫아야 하고, 개업을 앞두고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 중이던 대규모 광역 로컬푸드 매장인 소비지유통센터 계획을 접어야 한다.

이 두 사업에 영주시 농업인 379명이 22억원을 투자했고, 영주시는 예산 15억원을 보조하는 등 37억원이 투입됐다.

이처럼 수십억원의 공공·민간 투자가 이뤄진 만큼 계약 해지가 진행되면 영주시와 영주시 생산자연합 입장에서는 인천시 등을 상대로 한 소송 제기가 불가피하다.

영주 생산자연합 관계자는 "인천시가 계약해지를 통보했다고 전해 듣기는 했지만, 공식적으로 전달된 부분은 없어서 인천시와 SK와이번스 사이에 오가는 이야기를 노심초사하며 지켜보고 있다"면서도 "이대로 계약해지가 이뤄지면 지금까지 투자한 부분이 있어 손실액에 대한 대책 방안을 검토해야 되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