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7)4 다페르튜토 스튜디오.핀터의방.2009
다페르튜토 스튜디오 '핀터의 방' 한장면. /백남준 아트센터 제공

'#예술#공유지…' 전시 바탕
'명리' 주제로 삶·정신 풀어내
짜여있지 않은 실험적인 연출
희곡등 동원 장르 궁극성 파헤쳐
4·5일 양일간 2층 전시장 진행

백남준의 예술세계와 소통방식을 구현한 연극이 첫 선을 보인다.

백남준아트센터가 개관 10주년 기념 전시로 현재 전시 중인 '#예술#공유지#백남준' 전을 바탕으로 그의 예술철학을 엿볼 수 있는 연극 '다페르튜토 스튜디오'를 선보인다.

이탈리아어로 다페르튜토는 '어디서나 흐르는'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백남준이 생전에 활동했던 '플럭서스' 역시 흐름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만큼 둘의 예술철학은 상당히 닮아있다.

이번 연극 다페르튜토 스튜디오는 '명리'를 주제로 백남준을 해석한다. 명리는 태어난 시에 따라 주어지는 8가지 한자에 기반해 그 사람의 성품과 기질, 운명까지 읽어내는 학문이다.

이번 연극에서는 명리학 안에서 백남준의 삶과 정신을 풀어낸다.

'암세포삼형제' 한장면.

명리에 따르면 백남준은 어두운 검은 물을 상징한다.

밤이 돼 불이 꺼진 백남준 아트센터 전시장에 명리학 상의 백남준을 상징하는 '암(暗)'이 내리고 전시 작품의 위치와 존재는 다페르튜토의 지난 연극을 재해석하는 장치로 다시 태어난다.

이는 1970년 '글로벌 글루브와 비디오 공동시장'이라는 백남준의 글을 통해 비디오가 유럽공동시장의 원형처럼 자유롭게 소통하고 정보와 유통이 활성화되는 일종의 공유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녹여냈다.

백남준이 평생에 걸쳐 고민해 온 예술의 민주적 창작과 사용과도 연결된다.

이번 연극 다페르튜토 스튜디오는 '어디에나 있는 스튜디오'라는 뜻을 지녔다. 어디에나 있고 모든 곳에 존재하는 스튜디오이기 때문에 연극의 방식이 상당히 실험적이다.

연출가 적극을 중심으로 희곡, 극장, 배우, 관객 등 연극을 이루는 주요 요소를 총 동원해 연극 장르의 궁극성을 파헤친다.

유령의 집.

특히 보통의 연극이 극작, 연출, 무대, 연기, 관객 등 위계적 질서 속에 분업화됐다면 이들의 연극은 연극 이라는 예술적 공유지 안에서 서로의 목소리가 공존하게끔 만든다.

완벽하게 짜여져 있지 않기 때문에 때로는 요소들 간의 불화도 그대로 노출된다.

또한 잘 짜여진 연극 무대 뿐 아니라 일상의 장소, 전시장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극이 펼쳐지는 실험도 자주 한다.

이번 연극도 백남준아트센터와 신촌극장에서 동시에 진행되며, 두 장소를 온라인으로 연결해 서로 다른 장소에서 공연을 관람한 관객들이 온라인 상에서 대화를 나누는 퍼포먼스도 마련됐다.

연극은 오는 4일과 5일, 양일간 오후 6시 센터 2층 전시장에서 열린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