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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가천대 길병원 병원장실에서 만난 김양우 원장은 "각계에서 보내주신 진심 어린 격려와 관심이 노사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현장 복귀 반목 우려 "조합원·비조합원 보듬어야"
근무개선 간담회 약속… 파업기간 막중한 책임감

가천대 길병원 노사가 지난 1일 임금·단체 협약을 체결하면서 노조가 14일 만에 파업을 끝내고 병원 운영 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했다.

임금 총액 9.35% 인상, 제도 개선 전담팀을 통한 인사·임금·직장문화 개선, 간호 인력 충원, 지속 업무 비정규직 2년 뒤 정규직 우선권 부여, 노조 조합원 연간 8시간 교육 보장 등에 합의했다.

하루 평균 5천여 명의 외래환자가 찾고 1천400 병상을 운영하던 길병원 노조의 파업이 인천에 미친 영향은 적지 않았다.

'의료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인천시와 지역 의료 기관이 비상 진료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기도 했다. 새해 첫날 새벽 극적인 노사 합의를 이룬 길병원은 '파업 이후' 조속한 병원 정상화에 힘쓰고 있다.

김양우 병원장은 신년하례식을 대신해 2일 낮 병원 간부들과 만난 자리에서 "조합원이든 비조합원이든 차별하지 말고 따듯하게 보듬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했다.

김 병원장은 파업 후 현장에 복귀한 직원들 사이 갈등과 반목이 생길 것을 우려했다. 노사 합의 당일 김 병원장은 직원들에게 "부족한 점을 개선하고자 하는 직원들의 마음이 표출되는 여러 방식이 있을 수 있다. 사소한 오해와 갈등으로 직원들 간 상처 주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양우 병원장은 "좋은 병원(직장)은 노사가 공동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직원들이 직장을 통해 보람을 느낄수록 환자들에게 더 많은 봉사가 가능해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노사 합의의 당사자인 노조 집행부에 고마움을 표현하고 "노사 협약을 실행하고, 직원 근무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노사가 모여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를 자주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길병원은 간호간병통합병동 개설, 퇴직·휴가·휴직자·결원 충원 수요를 파악해 신규 간호사 590명의 채용(합격 발표)을 이미 확정해 둔 상태고, 오는 3월부터 현장에 배치될 예정이다.

간호사 근무 여건 개선과 함께 양질의 의료 서비스 제공을 위해 간호등급을 1등급으로 올리는 게 목표다.

김양우 병원장은 "인천 지역에서 가천대 길병원이 갖고 있는 책임감이 막중함을 지난 파업 기간 다시 한 번 깨달았다"며 "앞으로 직원에게 행복한 직장, 환자에게 안전한 병원, 지역 사회로부터 존경받는 병원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김명래기자 problema@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