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사는 건물 1층에 있는 금융기관 현금지급기 무인지점 통로를 20일 넘게 막은 80대 남성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2단독 이영림 판사는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A(85)씨에게 벌금 100만원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6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4월 11일부터 같은 해 5월 4일까지 인천 미추홀구의 한 건물에 설치된 금융기관 현금지급기 무인지점을 관리하기 위한 출입문 앞에 이불 등 짐을 쌓아놓아 직원이 출입을 못하게 하면서 관리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현금지급기 설치공사로 외부 통행로가 위험해졌고, 금융기관 측이 만든 내부 통행로는 노인이 올라다니기에 계단이 높아 안전에 위협을 느껴 어쩔 수 없이 한 정당행위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짐과 박스 등으로 통로의 출입문을 막은 것은 안전을 지키기 위한 방법이었다기 보다는 피해자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이나 분노·불만을 표출하는 수단이었다"며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