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 한해 8천600억 원을 들여 지원할 방침이다.
교육부는 8일 사업 목적 제시나 사전평가 없이 학교 규모 정도만 고려해서 지원금을 나눠준 다음,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펼친 혁신 사업의 성과를 사후평가해 내년 지원금 배분에 반영하는 것을 골자로 담은 '대학·전문대학 혁신 지원사업 기본계획' 시안을 밝혔다.
올해 대학에는 지난해 대비 약 28% 늘어난 5천688억 원, 전문대학에는 약 16% 증액된 2천908억 원이 각각 지원된다.
기존의 대학재정지원사업은 여러 사업으로 나뉘고 사업별로 목적이 구분됐는데, 목표 설정부터 성과 관리까지 정부가 주도하는 탓에 대학 자율성이 떨어지고 대학들이 '하나라도 따내자' 식으로 소모적인 경쟁을 벌인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교육부는 대학자율역량강화(ACE+), 산업연계교육활성화선도대학(PRIME)·대학인문역량강화(CORE), 대학특성화(CK), 여성공학인재양성(WE-UP) 등 5개 사업을 '대학 혁신 지원사업'으로 통합했다.
교육부는 올해부터 '대학 혁신 지원사업'을 목적형 사업에서 일반재정지원 사업으로 바꿔 지원금 사용처에 별다른 제한 없이 대학이 자율적으로 쓰도록 했다. 그러나 정규 교직원 인건비나 건물 신축·토지매입 등에는 사용할 수 없다.
교육부의 대학 혁신 지원사업은 자율협약형 지원(Ⅰ유형)과 역량강화형 지원(Ⅱ유형)으로 나뉜다.
교육부가 지난해 시행한 '대학 기본역량 진단'(옛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자율개선대학'으로 선정된 대학 131개교가 'Ⅰ유형' 지원을, 기본역량이 다소 미흡해 '역량강화대학'이 된 학교 중 일부가 'Ⅱ유형' 지원을 받는다.
'Ⅰ유형'에는 5천350억 원이 지원된다. 지원금은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학부 재학생 수와 학교 수를 고려해 수도권, 대구·경북·강원권, 충청권, 호남·제주권, 부산·울산·경남권 등 5개 권역별로 배분한다. 권역별로 배분된 지원금은 다시 학생 1인당 교육비 평균액, 재학생 수, 전임교원 확보율 등을 고려해 대학별로 나뉜다.
교육부는 성과 평가 결과와 연계해 점수가 높게 나온 대학에 내년 지원금을 더 주는 식으로 혁신계획 이행을 유도할 계획이다.
'Ⅱ유형'은 총 296억 원이 지원, '역량강화대학' 30곳 중 12개 학교가 지원 대상이다. 중장기 발전계획과 정원 감축 권고 이행 계획 등 대학혁신지원 사업계획과 교육과정 혁신 등을 종합 평가해 지원 대학을 선정한다.
전문대학에는 올해 97개 학교에 총 2천908억 원이 지원된다.
전문대 지원은 자율협약형(Ⅰ유형), 역량강화형(Ⅱ유형), 후진학 선도형(Ⅲ유형) 등 3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Ⅰ유형' 87개 학교에 2천610억 원을 지원하고, 'Ⅱ유형' 10개 학교에 130억 원을 지원한다.
'Ⅲ유형' 후진학 선도형 지원은 15개 학교를 선정해 150억 원을 나눠준다. Ⅰ유형인 자율개선대학 중에서 신청한 대학이 대상이다. 구직자,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 지역 학습자에게 맞춤형 직업교육을 제공하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교육부는 또 대학 혁신지원 사업 성과지표에 시간강사의 고용 안정성 관련 내용을 포함해 대학들이 '강사법(고등교육법 개정안)'을 준수하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시간강사 관련 성과지표는 아직 고민하는 단계지만, 총 강좌 수가 지난해보다 줄어들지는 않았는지 등을 지표에 반영하면 시간강사 고용 안정성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대학과 전문가들 의견을 수렴해 학생들의 교육 선택권이 보장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기본계획은 올해부터 2021년까지 3년간 시행되며, 8∼9일 대학 관계자를 대상으로 공청회를 열고 이달 중 계획안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