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분양자들 동의도 없이 재계약
"알고도 바꿔준 市도 문제" 분통
K신탁 "현행법상 관련조항 없어"
"고객편의 공기 연장 안내" 해명


김포지역에서 분양 중인 한 오피스텔에서 변경예정 시행사(건축주)가 분양 재계약을 진행해 논란이다. 일부 수분양자는 재계약 과정에서 공사기간 지연 보상도 흐지부지됐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8일 김포시와 수분양자들에 따르면 고촌읍 신곡리 일원에 지하 5층, 지상 12층, 총 170실 규모로 2020년 하반기 입주 예정인 A오피스텔은 지난해 12월 13일 시행사가 기존 S개발에서 K신탁으로 변경됐다.

수분양자들은 시행사를 변경할 시 자신들의 동의를 먼저 얻고 행정기관에서 변경을 완료한 뒤 재계약을 하는 게 타당함에도 K신탁 측이 재계약을 진행하는 동시에 시행사 변경 동의서에 서명을 받은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재계약 시기는 11월 말로, K신탁에 매도인 지위가 없는 상태에서 재계약이 이뤄졌다는 의미다.

이들은 또한 지난해 7월 최초 계약서에 입주예정일이 2020년 7월로 명시됐으나 재계약 당시 안내문에 '부득이하게 2020년 10월로 변경됐으니 너그러운 양해 부탁한다'고만 안내했을 뿐, 지연 관련 보상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최초 계약서상에는 '갑(시행사)이 입주예정일을 지연했을 경우, 기납부 대금에 대해 연체 요율을 적용한 금액을 지연배상금으로 지급하거나 잔여대금에서 공제한다'고 돼 있다.

수분양자 B씨는 "재계약절차가 잘못됐다는 안내문을 수분양자들에게 배포하고 사과해야 한다"면서 "절차상 하자가 있는데도 시행사를 변경해준 시에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K신탁 관계자는 "현행법상 시행사를 변경할 때 수분양자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조항은 없다"고 전제한 뒤 "시가 인감증명까지 첨부한 수분양자들의 관계자(시행사) 변경동의서를 요구했고, 변경동의를 먼저 받고 시청에서 변경절차를 완료한 후에 재계약을 진행하는 게 맞긴 하나 그럴 경우 수분양자들을 두 번씩 소집해야 할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재계약 때 '관계자 변경절차가 완료되지 않았지만 고객 편의를 위해 계약과 동시에 동의를 받는다는 점, 계약 효력은 관계자 변경이 완료돼야 발생한다는 점, 신탁사의 사업 참여를 위해서는 공기 연장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전부 안내했다. 다만 보상문제는 계약자 간 협의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