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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웅기 지역사회부(안성) 차장
지도자의 자질을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것이 바로 '논공행상'이다. 논공행상이 공정하지 못하면 지도자와 부하들 간의 신뢰가 깨지고, 부하들 간에 알력을 일으켜 반목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우석제 안성시장이 최근 단행한 문책성 인사와 특정지역 출신 중용 인사 등의 문제로 공직사회는 물론 지역사회까지 시끌시끌하다. 시장은 지난해 취임과 함께 줄곧 측근 인사와 인사 청탁을 배제하고, 공명정대한 인사를 통해 적폐 세력을 척결하겠다고 공직 및 지역사회에 공헌해 왔다.

하지만 시장은 두차례 대규모 승진 및 전보 인사를 단행하면서 자신의 고향인 보개면과 인근 고삼면 출신들 이른바 BK지역의 공무원을 대거 중용했다. 이 과정에서 '보개대군'과 '상왕', '김기춘 비서실장' 등이라 불리는 측근들이 개입해 인사를 좌지우지한다는 소문도 사실처럼 퍼졌다. 이 때문에 공직사회에서는 승진과 주요보직을 받기 위해선 BK출신이든가 측근들에게 줄을 대야만 한다는 자조 섞인 우려가 나왔다. 시장은 지난 9일 해외여행을 이유로 사령장 배부 및 시무식에 불참한 사무관 승진 내정자의 보직을 줬다 빼앗은 문책성 인사를 단행해 공직사회의 불만에 기름을 부었다. 인사불만을 품은 공직자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과 SNS 댓글 등을 통해 날선 비판을 하고 있다. 시장의 입장에선 인사권이 고유 권한인데다가 자신의 소신과 고심 끝에 결정한 인사를 두고 내·외부에서 왈가왈부하는 것이 억울하고 화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들의 아우성도 한 번쯤은 차분하게 들어볼 필요가 있다. 이들이 바라는 것은 원칙과 기준, 그리고 공정한 기회를 갖게 해달라는 것이다.

시장은 공직사회에서 아버지 같은 존재다. 때로는 엄한 모습도 필요하지만 한없이 자애로운 모습도 필요하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인사는 없지만 과반수가 넘는 이들이 수긍하는 인사를 지향해야 한다. 지금까지 보여준 인사는 다소 실망스러울수 있지만, 현명한 19만 안성시민이 선택한 시장인 만큼 믿고 싶은 마음으로 옛날 동네 어른들이 나에게 했던 말을 전하고 싶다. 인사(人事)와 같은 한자를 쓰지만 의미는 다른 인사 이야기다. "인사만 잘해도 성공할 수 있단다. 인사 잘해라 웅기야"

/민웅기 지역사회부(안성) 차장 m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