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사 자랑스러운 '투쟁 무대' 관점 필요
독립운동가의 역사·문화콘텐츠 발굴 예정
숭고한 정신 본받고 지역정체성 확보할 것
중구는 근대사에서 중요한 역사적 장소가 되어 왔다. 1883년 인천이 개항된 이래 136년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겨져 개항기 역사와 문화가 만나는 장소라 할 수 있는 개항장이 있다. 자유공원(당시 만국공원)은 1919년 4월 2일 '한성임시정부' 수립을 위한 13도 대표자 회의가 펼쳐져 제국주의에서 벗어나려는 힘찬 몸부림이 있었던 역사적 장소다. 회의를 주도한 만오 홍진 선생은 인천을 대한독립의 발판으로 삼아 13도 대표자 회의를 자유공원에서 열고 상해임시정부의 구심점이 된 한성정부의 필요성을 결의했다.
태극기가 대한제국의 국기로서 공식적으로 처음 사용된 지역도 바로 중구다. 조미수호통상조약 체결 당시 역관 이응준이 최초로 태극기를 사용했다고 한다. 월미도 부근에 정박한 배에서 조인장소가 보이는 곳인 자유공원 아래 제물량로 232번길 23의 옛 세관장 사택자리가 바로 조미수호통상조약을 체결한 장소다.
청년 김창수가 백범 김구로 재탄생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장소도 바로 인천 중구다. 청년 김창수가 일본 장교를 죽인 죄로 수감되고 탈옥했던 감리서 터와 수감 당시 노역을 했던 인천항, 김구 선생의 어머니 곽낙원 여사께서 자식 옥바라지를 위해 일을 하셨던 내동 객주 골목도 현재 신포문화의 거리 위쪽에 자리 잡고 있다. 이렇듯 근대역사를 논하는데 인천 중구라는 장소를 빼놓고는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중구는 근대역사에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가히 근대역사의 백미가 되는 장소라 할 만하다.
2019년은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라는 특별한 의미를 갖는 해로서, 우리 후손들에게 조상들의 고귀한 독립정신과 민족 정신 그리고 역사의식을 널리 알리고 기려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나라 근대사가 일제강점기 폭거에 의한 굴욕의 역사만이 아닌 지금의 대한민국을 존재하게 한 자랑스러운 투쟁의 역사라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또한, 인천 중구가 한성임시정부의 기틀을 만든 것과 백범 김구 선생의 사상의 변화를 이끌어 대한민국 독립운동의 지도자를 탄생케 했던 근대사의 주요 무대라는 점을 잊지 않도록 할 필요도 있다.
따라서 우리 중구는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독립운동 역사문화콘텐츠 연구용역을 추진해 백범 김구 선생을 비롯한 인천지역 독립운동가와 관련한 역사·문화콘텐츠를 발굴할 예정이다. 백범 김구 선생의 독립사상 확립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감리서 터를 중심으로 가칭 '청년 김창수 역사 거리'도 조성할 예정이고, 지역 문화유산을 보존해 후손에게 제대로 물려주기 위한 '문화유산 종합관리 기본계획'도 수립 중이다. 이외에도 한성임시정부 수립을 결의하기 위해 '13도 대표자회의'가 열렸던 자유공원에서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할 문화행사도 기획하고 있다.
중구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저평가 되었던 중구지역의 독립운동 역사를 재조명하고, 우리 후손들이 우리 조상들의 발자취를 따라갈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독립운동가의 숭고한 정신을 본받게 하는 동시에 중구의 지역 정체성도 확보할 것이다.
백범 김구선생님이 '나의 소원'에서 말한 '아름다운 문화국가'라는 의미는 바로 자랑스러운 역사를 되새기고, 과거를 통해 미래를 준비하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자랑스러운 역사를 기억하고 미래를 향해 발전하는데 인천 중구가 그 중심에 서서 백미가 되길 기대해 본다.
/홍인성 인천광역시 중구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