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인천항을 찾은 크루즈 승객(승무원 포함) 2명 중 1명은 서울 등 다른 지자체에 가지 않고 인천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인천 체류 승객 대부분은 승무원이며, 인천지역 관광 프로그램을 이용한 비율도 10%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14일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항을 찾은 크루즈 입항 인원(승객·승무원) 2만9천886명 가운데 50.9%인 1만5천206명이 인천지역을 둘러봤다.

월미도와 개항장, 신포시장 일대를 둘러본 인원이 76%(1만1천619명)로 가장 많았다. 송도국제도시를 찾은 승객은 3천376명(22%)이며, 201명(1%)은 시티투어버스를 이용했다.

문제는 인천에 체류한 승객 중 관광 프로그램을 이용한 사람은 1천484명(10%)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인천에 머문 승객 가운데 1만3천722명은 인천관광공사에서 크루즈 승객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셔틀버스를 타고 인천지역 주요 관광지를 둘러봤는데, 이들 대부분은 크루즈 승무원이어서 지역 경제 파급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한국관광공사의 '2017년 외래 크루즈 관광객 실태 조사' 결과, 크루즈 관광객 1명이 인천에서 지출한 비용은 89.1달러로 부산(147.1달러), 제주(163.7달러)보다 적은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시는 인천 기항 관광상품을 개발하거나 운영하는 크루즈 선사 또는 여행사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선사와 여행사 관계자를 대상으로 팸투어를 실시하는 등 마케팅도 적극 추진한다.

제주도나 부산시 등 인천을 방문하기 전 주로 기항하는 지자체와 협력 체계를 구축해 인천 관광지를 사전에 홍보하는 행사도 진행할 계획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인천항 크루즈 승객 대부분은 서울을 관광하는 경우가 많아 인천지역 기항지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비율이 아직 높지 않다"며 "월미도와 강화도 관광 등 인천 지역성을 살린 상품이 개발되면 크루즈선 입항이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인천항에는 다음 달 27일 입항하는 '홀랜드 아메리카 라인(Holland America Line)'의 '웨스테르담(Westerdam·8만t급)'호를 시작으로 18척의 크루즈가 입항할 예정이다.

4월 26일에는 인천항 크루즈 전용 터미널 개장을 기념해 '코스타 크루즈(Costa Cruise)'의 '코스타세레나(Costa Serena·11만4천t급)'호가 인천항을 모항으로 출항한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