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도 동북아사무소, SNS 계정사칭 사기 주의보
범인들 가짜 홈피 제작… 친분 과시 피해자 현혹
친선대사 직위수여·취업등 명목 거액 착복 피해
유엔(UN) 사무총장과 친분이 있다고 속여 금품을 가로채는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14일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유엔 아태경제사회위원회 동북아사무소(UNESCAP)는 "지난 10년간 한국에 유엔 등 국제기구가 늘어나면서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등 SNS 계정을 이용한 유엔 사칭 사기가 급증하고 있다"며 시민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사기범들은 범행을 위해 '가짜 유엔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안토니오 구헤테스 유엔 사무총장의 기조연설 동영상에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입혀 보여주면서, 자신이 마치 유엔 사무총장과 영상통화를 하는 관계인 것처럼 피해자들을 현혹한 사례도 있다.
"유엔친선대사 직위를 수여하겠다", "유엔 주최 회의에 초청됐다", "한국에 유엔 제5사무국을 설립하려 한다"는 방식으로 다수의 피해자를 속여 수수료 명목으로 거액을 빼돌렸다.
취업 사기도 이뤄졌다. 유엔 채용 공고를 조작해 무작위로 불특정 다수에게 보낸 뒤, 이를 보고 응모한 이들을 대상으로 "유엔 기구에 채용되려면 수수료가 필요하다"고 속여 돈을 가로채기도 했다.
이 같은 사례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빈번하게 발생해 피해가 급증하자 유엔 본부는 'Fraud alert'(사기 경보)를 내기도 했다.
유엔 친선대사는 무보수 명예직으로 유엔 사무총장이 아닌 13개 유엔 전문기구가 국제적 지명도를 고려해 임명한다.
영화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Leonardo DiCaprio), 첼리스트 요요마(Yo-Yo Ma) 등 13명이 친선대사로 활동 중이다. 또 유엔은 직원 채용, 조달 과정에서 수수료를 요구하지 않고, 유엔 명의의 상품·기금·증서 등을 제공하지 않는다. 또 유엔은 한국에 제5사무국 설립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
UNESCAP 박태민 공보관은 "사기 피해자분들이 사무실로 문의 전화가 많이 오고, 증빙 자료를 첨부해 보내주신 사례만 6건이 있다"며 "유엔 사칭 사기 의심이 들 경우 UNESCAP 동북아사무소(032-458-6600) 등 한국 소재 유엔 기구에 확인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김명래기자 problema@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