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광산 '4차산업혁명 원료' 풍부하게 매장
황해권지역에 '360여개'… 절반 넘게 밀집
도로·항로 개설통해 부대사업도 병행 '장점'
하지만 한반도 주변 정세가 불리한 상황에서 북한이 기댈 수 있는 언덕은 결국 남한이다. 대북제재하에서의 남북 간 경제협력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남한도 문재인 정부가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을 천명하고 북한에 그 청사진을 넘겨준 상황에서 일단 의기투합은 이루어졌다. 남과 북이 경협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견인하고 공동번영과 통일을 실현해 나간다는 평화구상은 확고하다.
남북경협은 한계 상황에 직면한 남북의 경제를 남과 북이 상부상조함으로써 서로를 살리고 함께 발전하는 계기를 만드는 일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남북경협이 가장 먼저 내세울 수 있는 핵심 키워드는 상생과 공진(共進)이다.
지난해 9월 평양 공동선언은 남북경협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가졌다. 일각에서는 아직도 속도 조절론이 나오지만 미리미리 준비해야만 서로 좋은 성과를 올릴 수 있다.
남북정상이 합의한 평양 공동선언 합의서 남북경협사업 부문에는 '서해경제공동특구' 조성 내용이 담겨 있다. 문재인 정부는 새로운 경제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그랜드 플랜으로서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을 제시하고 여기에 환황해 경제벨트가 있다. 황해 경제벨트는 개성 공단권, 서해 경제권, 황해 에너지권, 항만 거점권 등으로 구성된다. 인천시는 서해권 거점 도시로서 남북경협을 통해 에너지자원, 교통, 건설 등의 북한 특수가 올 경우를 대비해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뿐만 아니라 북한 황해권 지역에는 우리 산업에 필요한 원료광물이 풍부하게 매장돼 있다. 무엇보다 북한 전체 광산 수의 절반 넘게 밀집해 있다. 인하대 북한자원개발연구센터에 따르면 북한에는 약 750여개 광산(2017년 기준)이 분포해 있다. 그 가운데 황해권 지역에 360여개 광산이 있다. 특히 북한 황해권에는 북한의 대표 수출광물인 철광석을 생산하는 철광산이 12곳 있으며 무연탄도 평안남·북도에 87개 탄광이 밀집돼 있다. 또한 희소금속 광물인 니켈, 몰리브덴, 텅스텐, 희토류와 아연, 흑연 등이 매장돼 있다. 이런 광물은 4차산업혁명에 필요한 원료광물이다. 북한 자원을 통해 우리가 필요로 하는 원료광물 수급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산업의 쌀'이라는 철광석의 경우 남한 내수 25%만 북한에서 조달해도 약 267년 공급이 가능하다.
또한 인천시가 추진하고자 하는 남북 간 도로 및 항로 개설을 통한 각종 인프라 개발 등 부대사업도 병행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즉 황해권 최적의 물류노선이 확보돼 있다. 따라서 황해권 지역의 자원개발이야말로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한반도 신경제 지도에 가장 부합하는 남북경협이다. 현재 인천시는 인하대와 함께 '(가칭)한반도 환황해권 경제벨트 자원개발 사업단'을 출범시키기 위해 구체적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초부터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미 적지 않은 외국기업이 북한 지하자원개발 진출에 관심을 두고 움직이고 있다. 우리가 머뭇거리는 사이 북한은 우리의 상생 대상이 아니라 외국기업의 터전이 될 수 있다.
지난 4일 박남춘 인천시장은 언론사 신년 인터뷰에서 "인천시의 올해 역점사업 중 하나는 남북경제협력사업이다"라며 "인천이 경쟁력을 가진 분야부터 우선 추진해 남북경협 사업을 인천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서해권의 대표 거점도시인 인천시의 역할을 기대해 본다.
/강천구 인하대 초빙교수(에너지자원공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