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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 등 미국 워싱턴 방문을 마친 대표단이 평양 귀국을 위해 21일 경유지인 중국 베이징 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미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예상을 깨고 21일 베이징에서 중국 항공편으로 평양으로 떠났다.

북한 고위관리들이 베이징을 방문하거나 베이징에서 귀국할 때 국적기인 고려항공을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김영철 부위원장의 중국 항공편 이용 귀국은 시급한 상황을 증명하는 것이란 분석이다.

21일 연합뉴스와 외신 등에 따르면 김영철 부위원장은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 등 일행과 함께 이날 오후 1시 35분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에서 출발해 평양으로 가는 중국국제항공편에 탑승했다.

김영철 부위원장 일행은 항공기 출발 약 1시간 전인 12시 35분께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했고, 중국측에서 외교부 부부장을 지낸 리바오둥(李保東)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외사위원회 부주임이 나와 환송했다.

김영철 부위원장 일행은 전날 오후 워싱턴발 중국국제항공편으로 베이징 공항에 도착했으며, 주중 북한대사관으로 이동해 하룻밤을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 등은 김영철 부위원장 일행이 21일에는 고려항공이 없는 관계로 22일에 평양으로 출발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동안 북한 고위 관리들이 베이징 방문 또는 경유 시 국적기인 고려항공을 이용해 온 점을 감안한 것이다.

하지만 김영철 부위원장 일행은 예상을 깨고 중국 항공편으로 21일 평양으로 떠났다. 이는 미국 방문 동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진행한 협상 내용을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하루빨리 보고하기 위해 서두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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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스캐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 국장이 19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일행의 대화 모습. /댄 스캐비노 트위터 캡처=연합뉴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영철 부위원장과의 면담 직후인 20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북한과 엄청난 진전을 이뤄냈다.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길 고대한다"고 밝혀 2차 북미 정상회담 및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적지 않은 논의 또는 합의가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아울러 스웨덴에서는 북미 정상회담 및 비핵화 협상과 관련한 또 다른 고위 실무접촉이 진행 중이어서, 김정은 위원장이 김영철 부위원장의 귀국 보고를 받은 후 스웨덴에서 협상 중인 고위급 인사를 통해 북미간 협상에 중요한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스웨덴 스톡홀름 외곽의 한 휴양시설에서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북미 양측의 고위급 협상팀이 전날부터 이틀째 합숙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비롯한 한국 대표단도 이틀째 오전부터 참석해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 

/박상일기자 metr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