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램 실증노선 조감도(장안문 앞)
트램 실증노선 장안문 앞 조감도. /수원시 제공

장안문~KT위즈파크 1.5㎞ 제안
성남·부산과 내일부터 2차 평가
현장실사 거쳐 이달 말 1곳 선정

2010년부터 추진… 전담부서 배치
국내최초 고속도·도시철도 연계
'사람중심 교통체계' 완성 부푼 꿈


수원시가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주관하는 '무가선 저상트램 실증노선 공모' 1차 평가를 통과하며 '국내 1호 트램 도시'를 향한 첫발을 내디뎠다.

시는 1차 평가를 통과한 성남·부산과 함께 2차 평가(24~25일)을 앞두고 있다. 발표와 현장실사로 이뤄지는 평가를 거쳐 이달 말 최종 1개 지자체가 선정된다. 발표 후 평가위원들은 현장을 방문해 '도시 인프라 현황과 접근성', '토지 이용 및 교통 현황' 등을 평가한다. → 노선도 참조

수원시가 실증노선 공모에 제안한 구간은 시가 계획한 트램 노선 중 일부 구간인 장안문~KT위즈파크까지 1.5㎞다. 시는 수원역에서 행궁동, 장안문, 장안구청에 이르는 6.5㎞ 구간에 트램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트램(노면전차)은 도로에 설치한 레일을 따라 움직이는 전동차로 대기오염 물질이 직접 배출되지 않아 미래의 대표적 친환경 대중 교통 수단의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승하차문 높이가 낮아 노약자·장애인 등 교통약자가 편리하게 타고 내릴 수 있고, 교통 체증에 영향을 받지 않아 정해진 시간에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 1㎞당 건설비용은 200억 원가량으로 지하철(1천300억 원)의 6분의 1 수준으로 경제성도 뛰어나다.

시가 트램을 도입하려는 목적은 트램을 중심으로 대중교통을 활성화해 '자가용이 없어도 불편함 없는 도시', '사람 중심 도시교통 체계'를 만드는 것이다.

시는 국내 최고 수준의 트램 관련 노하우를 보유한 '준비된 트램 1호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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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태영 수원시장이 민선 5기 시장으로 취임한 직후인 2010년 7월 '친환경 교통수단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9년여 동안 그 어느 도시보다 적극적으로 트램 도입을 추진해왔다.

시는 전담부서(도시철도팀)를 만들고, 전담직원을 배치해 업무 전문성·연속성을 확보했다. 전담직원은 2011년부터 9년째 트램 도입 추진 업무를 맡고 있다.

또 '노면전차 조기도입을 위한 전국 자치단체 토론회', '도시정책 시민계획단 원탁토론회', '노면전차 도입 활성화를 위한 국회토론회' 등을 개최하고, 국토교통부·경찰청의 '제도개선 태스크포스팀'에 참여하는 등 정부와 시민들에게 트램의 효용성과 필요성을 꾸준히 알렸다.

지난해 2월에는 트램 운행 근거를 담은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면서 도시철도법·철도안전법 등 트램 운행에 필요한 '트램 3법'이 모두 마련됐다.

시는 트램 3법 마련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법안 초안 구상, 국회 발의·통과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2013~2015년에는 트램 도입 예비타당성 조사를 하고, 2016~2017년에는 민간 적격성 조사를 의뢰하며 기본설계수준 이상으로 사업 준비를 했다. 실증노선으로 선정되면 즉시 실시설계를 추진할 수 있을 정도다.

시의 트램은 단순한 출·퇴근용 교통 수단에 머물지 않는다. 50여개 버스 노선에 하루 버스이용객 12만명(승차인원)에 달하는 수원트램 노선은 출·퇴근 시간 뿐 아니라 시민이 일상에서 많이 찾는 공간 곳곳을 지나기 때문에 평일 낮과 주말에도 많은 승객이 이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노선 구간에는 도시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가 포함돼 있다. 사통팔달 수원역에서 시작해 문화유산(수원화성), 전통시장(팔달문시장 등 14개 전통시장), 스포츠경기장(수원종합운동장), 자연자원(광교산) 등을 지난다.

공사 중인 수원북부외곽순환도로 조원 IC 인근에 건립 예정인 '북수원복합환승센터' 안에 트램 차량 기지와 환승정거장을 설치해 국내 최초의 고속도로·도시철도 연계도 추진한다.

노선 주변에 도시재생사업이 진행되는 것도 강점이다. 트램 도입으로 교통이 원활해지면 도시재생사업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행궁동 일원 도시재생사업', '경기도청 주변 활력 회복을 위한 도시재생사업', '매산동 도시재생뉴딜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트램 도입으로 시의 '사통팔달 격자형 철도망 계획'은 탄력을 받게 된다. 시 관내 전철역은 2012년까지 성균관대·화서·수원·세류역 등 4개였지만, 같은해 12월 분당선 '기흥역~망포역' 구간이 개통되고, 이듬해 '망포역~수원역' 구간이 개통되면서 '광역철도망 시대'에 한 걸음 다가섰다.

2016년 1월에는 신분당선 '정자역~광교역' 구간이 개통됐고, 올해는 수원역과 인천 송도역을 잇는 수인선이 개통된다. 2026년에는 인덕원~동탄 복선전철이 개통될 예정이다. 시 관내에 신설되는 역은 북수원·장안구청·수원월드컵경기장·아주대입구삼거리·원천교사거리·영통역(가칭) 등 6개다.

시는 트램 도입을 준비하면서 시민 의견을 꾸준히 수렴·반영하고 있다. 지난해 10~11월 행궁광장 인근에서 '소통박스'를 운영하며 '수원 대중교통 전용지구·트램 도입'에 대한 시민 의견을 청취했다.

시 관계자는 "도시교통 패러다임을 사람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는 수원시는 트램을 통해 '사람 중심 교통체계'를 완성할 것"이라며 "수원시 트램은 트램 저변 확대에 큰 역할을 하고, 트램 도입을 준비하는 다른 도시의 본보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배재흥기자 jh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