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무부처 다른 유치원·어린이집
정책 혼선·행정비효율로 예산 낭비
'관리 감독권' 일원화 목소리 높아
둘로 나뉘어 있는 현행 법 통합등
정부 차원의 해결책 촉구한다


정혜진 어린이집 보육교사
정혜진 어린이집 보육교사
유보통합이란 '유치원 + 어린이집'을 말 한다. 물리적 통합이 아니라 화학적 통합을 이루기 위해서는 보건복지부 소관인 어린이집과 교육부 소관인 유치원의 관리 감독권을 일원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보육교사와 어린이집, 유치원의 문제가 계속 불거지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본다. 주무부처가 이원화되다 보니 정책 혼선, 중첩예산, 행정의 비효율로 인한 국가 예산 낭비는 불문가지(不問可知)다. 이론적으로도 보육과 유아교육은 두부모 자르듯 구분할 성질이 아니라는 것이 학자와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는 초등학교 1~2학년과 3~6학년을 이원화시키자는 논리와 같다. 참고로 OECD 국가 중 두 기관이 이원화된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뿐이라고 한다.

유보통합을 위한 범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을 위한 제언을 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이원화된 관할 부처를 일원화한다. 둘째, 유아교육법과 영유아보육법으로 나뉘어 있는 현행법을 통합법으로 법체계의 정비가 이루어져야 한다. 셋째, 보육교사와 유치원 교사의 자격증 통합을 한다. 현재 유치원 교사는 교원자격증, 어린이집 보육교사는 국가자격증을 취득하는 형태다. 따라서 통합 교사자격증은 1~2년 정도 보수교육 프로그램으로 교직과정을 이수하는 방법과 대학원 과정을 이수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현재 초중등학교에 배치되어 있는 보건교사, 사서교사, 영양교사, 상담교사도 초창기에는 교사자격이 아닌 직무자격이었다가 다양화된 특수목적 교사로 통칭한 선례가 있다. 우리나라 교사자격 변천사를 보면 과거 초등학교 교사도 사범학교(현 고등학교), 2년제, 4년제 대학으로 수학기간이 연장되었다. 중등교사 변천사도 전술한 초등교사와 유사한 형태를 취하였다. 유치원 교사도 초창기에는 공립의 경우 초등학교 저학년 교사가 겸임하였고, 사립유치원의 경우는 자격에 관계없이 채용하다가 체계가 잡히면서 국공립 모두 2년제, 4년제 교사자격을 갖추게 되었다. 문제는 학력(學歷)의 수학(修學) 기간보다 교사들의 사명감과 교사로서의 직업의식이 더 먼저라고 사료된다. 왜냐하면 지금도 옛날 스승의 추억이 더 간절함은 교사의 수학(修學) 기간과 비례하지 않음이 방증하지 않는가.

전국의 유치원 수는 8천500여 개교, 어린이집은 3만9천여 곳으로, 유치원교사는 4만2천여 명, 보육교사는 24만8천여 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어린이집의 운영 형태를 보면 국공립, 민간, 법인, 가정, 직장 등 운영 유형이 다양하고 유치원도 별반 다르지 않다. 특히 만 0~2세 영아의 보육은 물론이고 3~5세의 유아교육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여 맞벌이 부부가 맘 놓고 직장생활을 할 수 있도록 최고 수준의 인프라가 갖춰져야 할 것이다. 어차피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여성의 사회참여 비율이 지금보다 훨씬 더 높아져야 한다. 그들의 잠재적 역량이 다방면으로 사회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하는 것이 국가의 책무성이자 현실적으로 화급한 사안이다. 왜냐하면 전국의 가임여성이 출산을 왜 꺼리는지는 어린이집과 유치원 현장에 명료한 정답이 있다(2018 출산율 0.96명). 그 후 전국의 직장맘에게 공무원(교원)에 준하는 출산 및 연·병가 규정이 주어진다면 저출산 문제는 쉽게 해결될 것이라 확신한다. 현재 천문학적 출산 예산을 투입하고도 결과가 신통치 않은 것은 초등학교 취학 전후 육아문제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음은 장삼이사(張三李四)도 안다. 유보통합은 국가 차원의 문제로 저출산과 맞물려 시급히 해결해야 할 절박성이 있다. 한데 '경로 의존성'이 심화된 두 기관의 힘겨루기는 시대정신에 반하는 직무유기이자 책무 방기(放棄)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정부 차원의 해결책을 촉구한다. 이러한 정책이 정착된다면 전국의 가임 여성과 직장맘은 쌍수를 들고 환영할 것이다.

/정혜진 어린이집 보육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