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선수로 합류 12경기 소화
295득점 8위… 남은 시즌 '혼신'
"3연승 상승세 이어가고 싶어"
여자 프로배구 수원 현대건설의 외국인 선수 마야가 남은 시즌에 임하는 각오다.
마야는 지난 20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8~2019 V리그 올스타전 서브 퀸 콘테스트에서 1, 2차전 모두 시속 95㎞를 기록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서브 퀸의 주인공은 1차에서 무려 시속 124㎞를 기록한 문정원(김천 한국도로공사)에게 돌아가는 듯했다. 남자부 역대 최고 기록인 시속 123㎞(문성민)를 넘어서는 속도여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문정원은 지난 시즌을 포함해 올스타전에서 두 차례나 서브 퀸에 오를 만큼 서브 실력이 뛰어나지만, 시속 124㎞는 여자 선수에게선 나오기 힘든 수치다.
KOVO(대한배구연맹)는 행사를 마친 뒤 기계적인 오류를 인정하고, 시속 95㎞로 2위를 기록한 마야를 서브 퀸 우승자라고 정정 발표했다.
그렇게 서브 퀸에 오른 마야는 "뒤늦게 서브 퀸이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정말 기뻤다"며 "처음부터 서브 퀸 순위를 신경 쓴 것은 아니고, 그저 올스타전의 한 부분으로 즐겼다"고 소감을 전했다.
스페인 출신인 마야는 올스타전에서 현대건설 동료 이다영과 함께 흥겨운 댄스로 관중들을 매료시켰다.
마야는 "어릴 적 집에서 청소와 설거지를 하거나 요리를 할 때면, 항상 음악을 틀어놓고 춤을 추는 것이 일상이었다"면서 자신의 넘치는 흥과 끼는 집안 내력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11월 베키를 부상으로 방출하고 마야를 대체 선수로 영입했다.
팀 동료들과 손발이 잘 맞은 마야의 활약을 앞세워 현대건설은 올스타전 직전 3경기에서 내리 승리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마야는 현재 12경기에서 295득점을 올려 득점 순위 8위에 올라 있다. 시즌 초반부터 뛰었다면 마야가 득점왕에 오를 수 있는 기량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페인에서 2004년 데뷔한 그는 직전 시즌까지 터키 1부 뉠르페르에서 활약했다. 줄곧 유럽에서만 뛰었던 그가 시즌 도중 생소한 한국 무대에 적응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마야는 "첫 번째로 언어가 힘들었다. 동료 선수들과 농담을 하는 걸 좋아하는데, 영어권과 한국의 문화적 차이가 커 농담을 하는 것도 어려웠다"며 "또 배구 시스템도 달랐다. 유럽리그에서는 시간차 공격을 한국만큼 많이 쓰지 않는데, 여기에 적응하는 것도 어려웠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데 한국의 매운 맛은 다른 레벨의 맛이다"면서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짜장면과 볶음밥, 김이다"고 했다.
4라운드까지 3연승을 이어온 현대건설은 오는 27일 인천 흥국생명과 원정 경기를 치른다.
마야는 "개인적인 목표가 아시아에서 배구하는 것이었는데, 이번 시즌 그 목표를 이루었다. 최근 3연승의 기운을 이어가고 싶다"며 "남은 5, 6라운드에서 모든 것을 보여줄 것이다. 춤추는 모습 등 코트에서 행복해하는 마야를 기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시즌이 끝나기 전까지 트리플 크라운을 성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거듭 의지를 피력했다.
/강승호기자 kangs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