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사 부친 권유로 우연히 첫발 들여
요직 거치며 포괄수가제 등 이끌어
"우리 역할·기능, 인천에 홍보 주력"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 고선혜(59) 인천지원장은 심평원 '초창기 멤버'로 보험 심사·평가 업무 경력이 40년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요양 급여 비용을 심사하고 적정성을 평가하는 독립 심사 기구로, 그 전신은 1977년 1월 발족한 전국의료보험협의회다.
의료보험제도 시행 초기 설립된 각 직장의료보험조합은 1979년 7월부터 전국의료보험협의회에 심사 업무를 위탁하면서 조직이 확대되기 시작했다.
그 해 9월 고선혜 지원장이 전국의료보험협의회에 입사했으니 올해로 41년째 '최고참'이다. 심평원 초기 역사의 산증인으로도 불리는 그가 새해 인천지원장으로 부임했다.
우리나라에서 본격적 의료 보험 제도가 시행된 것은 1977년. 보험이라는 개념 자체를 사람들이 모르던 시절이었다. 고 지원장이 이 일에 뛰어들게 된 것은 우연한 계기였다. 일본에서 약학을 공부한 약사였던 부친의 권유로 입사 시험을 봐 합격했다.
1979년 당시 전국의료보험협의회 사무실은 서울 종로구의 곰탕집 '원산정' 2층에 있었고 전 직원은 약 70명이었다. 한국 의료보험은 일본의 행위별 수가제를 본 따서 만들었고, 이 때문에 일본어를 번역하는 인력이 함께 근무했다고 한다.
고선혜 지원장은 심평원 주요 부서를 두루 거쳤다.
정부가 포괄 수가제를 확대 실시한 2012년 신설 부서인 포괄 수가 관리실장을 맡아 3년간 이끌었다. 지난해 심평원이 처음 도입한 '환자 영향 평가'도 고 지원장이 평가1실장으로 있을 때 시행됐다. 환자가 느낀 병원 서비스 경험을 평가하는 일로 의료계의 반발이 있었던 사안이기도 했다.
고 지원장은 "보험 심사·평가 업무의 고객은 병원과 의사가 아닌 시민이라는 생각으로 다양한 정책 아이디어를 고민하고 시행했다"고 말했다.
고 지원장은 심평원의 역할과 기능을 시민에게 알리는 일에 주력하겠다고 했다. "올해는 무엇보다도 인천시민들께 심평원을 홍보하는 일에 힘을 쏟고 싶다"며 "인천지원이 지역과 상생 발전할 수 있도록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시민으로부터 사랑받는 기관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명래기자 problema@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