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내 '반(反) 광교신도시' 감정이 커지고 있다.

동수원과 서수원으로 양분됐던 지역 간 전통적인 갈등구도가 '광교-비광교' 지역 간 갈등으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27일 수원시에 따르면 장시간 노동에 노출된 택시기사들을 위한 '택시쉼터'를 현 영통구 원천동에서 매탄동 매여울 근린공원 내로 이전한다는 계획이 알려지면서 인근 지역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표면상 이유는 택시기사들이 쉼터 인근에서 흡연을 하는 등 주변 환경이 안 좋아질 것이라는 우려지만, 실상은 쉼터가 건립되는 '지역'에 대한 불만이 요지다.

광교에는 현대적인 도시 이미지를 구축하는 기반시설들이 조성되는 반면, 택시 쉼터와 같은 시설은 매번 구시가지에 들어선다는 것이다.

서수원 지역의 '반 광교신도시' 감정은 더 크다. 과거부터 동수원과 비교해 각종 기반시설 구축 등에 있어 상대적 설움을 받아 왔기 때문이다.

의료기반시설이 대표적이다. 아주대병원 등 병상 100개 이상, 7개 이상 진료과목과 전문의를 갖춘 종합병원 4곳이 모두 동수원권에 집중됐다. 서수원은 이제 막 종합병원 설립을 위한 첫발을 뗀 처지다.

최근 서수원 지역에서 기존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광교신도시와 비교가 이뤄지고 있다.

당수 공공택지지구 개발로 기존 '당수동 시민농장'을 탑동으로 이전한 뒤, 지구 내 일부 부지를 '도시농업공원'으로 조성하려 했던 시의 계획에 주민들이 제기한 집단민원도 대표적인 예다.

'텃밭' 등 농업 기능 대신 보건·휴양 기능이 큰 '근린공원' 조성을 주장했고, 현재 시 계획도 이에 맞춰 변경된 상태다.

현재 생활피해와 환경오염 등 이유로 칠보산 개발제한구역 내 '민간 야영장' 조성을 반대 중인 주민들 입장에도 지역 이미지를 고착화하는 시설에 대한 불만이 기저에 깔려 있다.

금곡동 주민 박모(48)씨는 "도시적인 이미지는 광교가 다 가져가고, 농업과 자연휴양 등과 관련한 시설은 매번 서수원 지역에 조성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서수원 지역 주민들의 심정을 이해하지만, 서수원의 경우 개발제한구역과 고도제한 등 제약이 많다"며 "제약이 풀리면 도시발전 차원에서 균형발전 등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재흥기자 jh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