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 보안인증 절차없는 점 악용
훔친전화로 돈 빼돌린 40대 구속

공인인증서 등 별도의 인증절차가 필요 없는 간편 송금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피해자 계좌에서 돈을 빼내 가로챈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중부경찰서에 따르면 A(42)씨는 지난해 12월 30일 평소 자신이 이용하는 당구 동호회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인천 중구의 한 당구장에서 B(51)씨를 만났다. 같은 취미를 공유하면서 친해진 두 사람은 당구가 끝난 후 술자리를 함께하게 됐다.

술자리에서 A씨는 "토정비결을 봐주겠다"며 B씨의 생년월일을 확인하고, B씨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휴대전화를 훔쳤다.

A씨가 B씨를 만난 것은 계획적이었다. A씨는 간편 송금 애플리케이션에 공인인증서 등 별도의 보안인증절차가 없는 점을 이용해 범행을 미리 준비하고 B씨에게 접근했다.

훔친 휴대전화에서 계좌번호까지 확인한 A씨는 B씨 명의의 간편 송금 애플리케이션 계정을 만들었다. 간편 송금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는 데 필요한 것은 생년월일, 휴대전화번호, 계좌번호 등이 전부였다.

A씨는 계정을 이용해 B씨 계좌에서 2차례에 걸쳐 100만원을 자신의 계좌로 보내고 약 90만원은 인터넷, 게임 소액결제를 통해 현금화하는 등 190만원을 빼돌려 사용했다.

A씨의 범행은 자신의 계좌에서 계속해서 돈이 빠져나가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한 B씨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중부경찰서는 컴퓨터 등 사용 사기 및 절도 혐의로 A씨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간편 송금 애플리케이션은 생년월일, 은행 계좌번호만 있으면 송금이 가능해 이용자들은 개인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