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 여청단 실체가 공개돼 사회적 파장이 예상된다.
지난 9일 방송된 SBS TV 시사교양 '그것이 알고싶다'에는 '여청단'이라 불리는 비영리 민간단체가 재조명됐다.
여청단은 현대판 활빈당으로 불리며, 성매매 업주를 신고하는 단체다. 수도권부터 충청도까지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3년 전 천안에서는 그러나 이들 단체에 의혹을 제기했고, 최소 15만 원에 달하는 화대를 직접 지불하며 하루 3~4건의 성매매를 신고했다. 일부는 "뒤에 몸통이 따로 있을 것"이라며 의심하기도.
한 기자는 "경기도에서 정식으로 등록된 비영리 민간단체다"라며 "'여성청소년 성매매 근절단'과 '미투 더 넥스트'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집단은 알고 보니 조직 폭력배와 담합해 성매매를 한 다음에 성매매업자를 협박한다는 제보가 있었다. 그리고 이들 단체는 밤의 황제라고 불리는 신 씨라고 한다"고 해 충격을 자아냈다.
성매매 산업을 뿌리 뽑고 미투운동을 지지하겠다지만, 실제로는 범죄단체라는 것.
제작진은 한 통의 제보 전화를 받았고, 제보자는 신 씨에 대해 할 말이 있다고 강조했다.
제보자는 "신정우(가명) 너무 무섭고 여청단이 얼마나 무서운지 아니까 제보하는 것이 쉽지 않다"라며 "피해자들 중 다수는 처음에 피해자였다가 협력자나 조력자가 되는 것으로 안다. 경기도에서 양주 판매점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신정우가 어느 날 여청단 사무실로 불렀다. 그리고 초면에 반말을 하며 자신의 험담을 한 적이 없냐고 물으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라고 떠올렸다.
신정우는 술집 사장들에게 없어졌으면 하는 경쟁업체를 적어내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했고, '여청단' 입단 원서를 작성하라고 협박했다고.
제보자들은 여청단 입단을 거부했고, 신정우의 괴롭힘이 시작됐다고 한다.
신 씨는 술집 사장들에게 여자친구 전화번호를 알려달라고 했고, 이들의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이들은 신 씨의 지속적인 괴롭힘으로 여청단과 신 씨를 경찰에 신고했지만, 그는 마약 투약과 성폭행 혐의로 이미 경찰에 신고가 들어간 상황이었다. 신 씨의 전 여자친구가 그를 신고한 상태다.
제작진은 신 씨의 전 여자친구를 만났고, 그는 여청단 사무실에서 도의원까지 만났다고 주장했다. 진솔한 모습에 반해 신 씨와 가깝게 지냈다던 여자친구는 그가 주는 몸에 좋은 약이라는 것을 아무 의심 없이 먹었다며, 뒤늦게야 마약이었다고 설명했다.
여자친구는 병원에 데려가 달라고 했지만, 신 씨는 이를 무시하고 성폭행했다. 이후 경찰에 신고한 것. 경찰 마약 양성 검사 결과 그는 필로폰 양성 반응이 나왔다.
신 씨는 마약 혐의와 성폭행, 감금, 협박 등 혐의로 현재 체포됐다. 마약 양성 반응까지 나온 신 씨는 성매매 알선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전과까지 있었다. 그럼에도 아무 일 없다는 듯 48시간 후 석방됐다.
제작진은 여청단 사무실을 조사했고, 조사 끝에 새로 이전된 곳을 방문하게 됐다. 그곳에는 제보자가 전한 차량이 있었고, 청년들은 그 차량을 타고 한 유흥가의 오피스텔로 들어갔다. 잠시 후 경찰은 오피스텔로 들이닥쳤다.
경찰은 신고를 받았다며 한 사무실 앞에 서있었고, 여청단 단원들은 경찰과 함께 있었다. 하지만 신고를 받은 이들은 혐의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여청단 단원들은 성매수 남성으로 잠입하지 않은 채 경찰에 신고했고, 이는 혐의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제작진은 여청단 단원과 어렵게 인터뷰를 했다. 단원은 신정우에 대해 "그분은 마약을 안 한다"면서 "여러 개가 짜깁기 된 게 많다. 다른 사람이 혐의를 받았는데 그 사람이 혐의를 받은 것이 많다. 개인에 대한 오해가 많아 다 풀리면 돌아오라고 현재는 단체에서 제명된 상황이다. 여기는 모두 순수하게 봉사 단원으로 돌아가고 있다. 경찰의 편견으로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제작진은 이후 신 씨와 연락을 닿았고, 신 씨는 "남들이 나한테 밤의 대통령이다더라. 갈취는 한 적이 없다. 돈을 싸들고 온 사람들도 있었지만 다 돌려보냈다. 협박과 강요는 인정한다. 하지만 갈취는 하지 않았다. 사랑하는 여자가 그런 짓을 했는데 신고할 수 없었다. 마약 양성 반응이 나왔지만 아무 죄가 없으니 풀려난 것"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여청단을 개설함으로써 결식아동을 위해 1조 원을 모으겠다면서 "가능하다. 1300만 개의 데이터 베이스를 갖고 있다. 성매수 남성 데이터 베이스다. 대한민국은 마약까지 모르겠지만 성매매 공화국이라고 확정하고 있다. 국내 남성 중 성매매를 안 한 것은 추기경님 정도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작진이 만난 여청단 단원은 그러나 "용돈을 벌기 위해 단원이 됐다"면서 "처음 아르바이트처럼 하다가 직원이 된다. 초봉이 180정도다. 단원은 2, 30명 정도다. 자금 출처는 모르겠지만 돈이 필요하면 어디선가 기부금이 들어온다"고 소개했다.
이어 "성매매 업장 사이트들이 경쟁 사이트에 광고가 올라있으면 광고를 내리라고 대포폰으로 문자를 경고한다"면서 "신정우가 그 사이트로부터 매달 6천만 원을 받는다고 한다"라고 덧붙였다.
여청단 내부고발자 또한 "신 씨가 특정 사이트에 성매매 광고를 몰아주고 그 광고비를 여청단 단원들의 계좌로 받았다"면서 "신 씨에게 불이익을 당하지 않고자 업자들이 상납을 하는 것"이라고 폭로했다.
현재 마약 혐의가 있는 여청단 단원은 총 세 명으로, 신 씨는 초범으로 풀려난 것으로 전해졌다. 신 씨는 그러나 전 여자친구가 신고할 당시 한달 만에 체포됐음에도 마약 양성 반응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마약 양성이 나왔다는 것은 최근 또 투약을 했다는 것"이라며 분석했고, 검찰은 "마약을 한 번 했다고 풀려난 것은 아니고 현재도 조사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논란에 여청단이 비영리 민간단체로 등록된 것에 초점이 맞춰졌다.
경기도청 관계자는 "정식적으로 등록된 단체다"라며 "공식 절차를 통해 등록은 이상 없이 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 변호사는 "몇 가지 조건만 만족하면 지자체는 단체로 등록해야 한다"면서 "그렇기에 초기 단체의 유해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 힘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방송 말미 신 씨가 단체를 만들며, 지역 정치인들과 활발하게 접촉한다고 해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제작진은 이 같은 비행에 공익을 이용해 사익을 추구하는 단체가 있다면, 반드시 민낯이 드러나도록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손원태 기자 wt2564@kyeongin.com